2026 키아프에서 생기는 매수 기회

리자공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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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키아프에서 생기는 매수 기회

Buying Opportunities at KIAF Seoul 2026



이미 형성된 국제가격보다 낮은 한국 가격을 찾는 컬렉터들

Collectors Seeking Korean Prices Below Already-Established International Levels



공명성 예술감독





2026년 키아프에서 우리가 보게 될 풍경은 어쩌면 한국 미술시장의 회복 여부보다 더 복잡한 장면일 것이다. 국내의 갤러리와 컬렉터에게 지금의 시장은 거래가 줄고, 작품이 이전만큼 빠르게 팔리지 않으며,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설득이 필요한 시장으로 체감된다. 그러나 같은 시장을 바라보는 해외 컬렉터의 시선은 다를 수 있다. 한국에서 시장의 위축으로 읽히는 현상이 어떤 구매자에게는 가격의 틈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격의 틈은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를 싸게 사두었다가 미래의 가격 상승을 기다리는 전형적인 투기적 기대와 조금 다르다. 더 흥미로운 경우는 이미 해외에서 일정한 가격을 형성했고, 국제적인 전시와 갤러리 네트워크를 통해 작품의 시장가치가 어느 정도 확인된 작가가 한국에서는 그보다 낮은 조건으로 등장하는 순간이다. 뉴욕이나 런던, 홍콩에서 반복적으로 작품을 본 컬렉터에게 그 작가는 새로운 발견의 대상이 아니다. 그는 이미 가격을 알고 있고, 주요 시리즈를 알고 있으며, 어느 작품이 상대적으로 좋은 작품인지까지 상당 부분 판단할 수 있다. 서울에서 해야 하는 일은 작가를 새롭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던 가격과 눈앞에 놓인 가격을 비교하는 일에 가까워진다.


이때 키아프는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장소인 동시에 서로 다른 시장가격이 충돌하는 장소가 된다. 한 작품을 두고 한국의 판매자는 현재 국내 수요를 생각하고, 해외 구매자는 다른 도시에서 확인했던 가격을 기억한다. 작품은 하나인데 가격을 판단하는 기준점은 서로 다르다. 그 차이가 충분히 커지는 순간 거래가 발생한다. 국내에서 6천만 원에 구매할 수 있는 작품이 해외에서는 이미 1억 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인식되고 있다면, 해외 컬렉터에게 중요한 것은 한국 미술시장의 경기가 나쁘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시장가격에 비해 현재의 제안이 유리한가 하는 문제다.


때문에 한국 미술시장이 위축되었다는 진단과 한국 미술이 저평가되어 있다는 주장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시장의 위축은 거래량과 구매심리의 문제이며, 저평가는 작품의 가치와 가격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에 대한 판단이다. 둘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지금 한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모든 한국 작가가 국제시장보다 싸다는 상황이 아니다. 일부 작가, 일부 시리즈, 특정 작품에서 지역 간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국제시장에 익숙한 컬렉터일수록 바로 이 세부적인 차이를 찾는다. 그들에게 ‘한국 시장이 싸다’는 문장은 지나치게 거칠다. 필요한 것은 어느 작가의 어느 작품이 어느 시장보다 얼마만큼 낮은가에 대한 구체적인 비교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2026년 키아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처음 한국 미술을 접하는 방문객보다 이미 한국 작가를 알고 있는 컬렉터일 수도 있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작가들은 해외 비엔날레와 미술관, 레지던시와 아트페어, 국제 갤러리의 프로그램을 통해 상당한 노출을 축적했다. 작품을 본 사람도 늘었고, 가격을 알고 있는 사람도 늘었다. 문제는 작가의 국제적 인지도와 국내 거래가격이 언제나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가격이 상승했지만 국내시장에서는 그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거나, 시장 위축으로 인해 실제 거래조건이 다시 낮아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바로 이 시간차가 올해 시장에서 가장 민감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불편한 문제가 하나 남는다. 해외 컬렉터에게 매수 기회가 된다는 사실이 작가에게도 항상 좋은 소식은 아니라는 점이다. 동일한 작가의 작품이 지역에 따라 지나치게 다른 가격으로 반복 거래되기 시작하면 작가에게는 두 개의 시장이 생긴다. 해외 갤러리는 더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그보다 낮은 가격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공급된다면, 해외 컬렉터는 자연스럽게 더 저렴한 시장을 찾게 된다. 그 결과 국내의 할인은 한 번의 판매를 성사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작가의 국제가격을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술시장에서 가격은 작품에 붙어 있는 숫자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갤러리와 컬렉터가 그 가격을 얼마나 일관되게 신뢰하는가에 의해 유지된다. 어느 나라에서는 1억 원을 지불한 컬렉터가 다른 나라에서 같은 수준의 작품이 6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게 된다면 문제는 단순한 4천만 원의 차액으로 끝나지 않는다. 먼저 1억 원에 구입한 사람의 신뢰가 흔들리고, 이후의 거래에서는 더 큰 할인을 요구하게 되며, 해외 갤러리가 유지하려던 가격체계 역시 압박을 받는다. 가격 차이를 이용해 들어온 구매자가 많아질수록 역설적으로 그 가격 차이를 지속하기는 어려워진다.


그래서 올해의 키아프를 ‘저점 매수의 시장’이라고 부른다면 그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함께 들어 있어야 한다. 구매자에게는 좋은 작품을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격에 확보할 수 있는 시기라는 의미가 있고, 판매자에게는 자신이 관리해온 가격체계가 시험받는 시기라는 의미가 있다. 작품을 팔아야 하는 갤러리는 거래를 위해 조건을 조정하고 싶을 것이며, 작가의 장기적인 시장을 관리하려는 갤러리는 가격을 지켜야 한다. 시장이 위축될수록 이 두 목표 사이의 긴장은 커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중견·기성작가의 가격 경쟁이 신진작가에게도 예상하지 못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의 주요 컬렉터가 서울을 방문하는 이유가 반드시 새로운 한국 작가를 발견하기 위해서일 필요는 없다. 이미 알고 있던 작가의 작품을 좋은 조건에 구입하기 위해 들어올 수도 있다. 그러나 아트페어의 구조는 하나의 작품만 보고 떠나는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 작품을 보러 온 컬렉터는 옆 부스를 지나고, 다른 갤러리의 작가를 만나며, 자신의 컬렉션 안에 없던 새로운 작품을 자연스럽게 접한다. 이미 한 번의 구매를 완료한 컬렉터라면 추가적인 구매에 대한 심리적 문턱 역시 낮아질 수 있다. 기존 작가를 향한 매수욕이 신진작가에게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서 신진작가가 ‘싼 작품’으로 소개되는 순간 기회는 오래가지 못한다. 국제시장에 익숙한 컬렉터는 낮은 가격만 보는 사람이 아니다. 왜 현재의 가격이 형성되었는지, 갤러리가 가격을 어떻게 올려왔는지, 작품 공급량이 어떻게 관리되는지, 어떤 기관과 전시에 연결되어 있는지,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까지 함께 판단한다. 따라서 신진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할인된 가격보다 설명할 수 있는 가격이다. 지금 이 가격인 이유가 있고, 다음 가격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가 있으며, 그것을 관리할 갤러리와 전시의 구조가 있다는 신뢰가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2026년 키아프의 성패를 판매 총액만으로 읽는 것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더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어떤 작가에게 해외 컬렉터의 문의가 반복되는가, 어느 작품이 VIP 오픈 직후 거래되는가, 해외에서 이미 가격이 형성된 작가의 국내 작품이 어느 수준에서 실제 판매되는가, 그리고 그 구매자들의 시선이 이후 어느 신진작가에게 이동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흐름을 추적하면 한국 미술시장의 현재를 단순한 침체나 회복이라는 두 단어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읽을 수 있다.


올해의 한국 미술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가격이 떨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아닐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하락 혹은 정체를 누가 어떤 위치에서 바라보고 있는가이다. 한국의 갤러리는 시장 축소를 체감하지만, 해외의 컬렉터는 동일한 장면에서 자신이 알고 있던 국제가격과 한국의 실제 거래조건 사이에 벌어진 간극을 발견할 수 있다. 한쪽에서 침체라고 부르는 장면이 다른 쪽에서는 매수 신호가 된다.

그러므로 2026년 키아프의 핵심 질문은 한국 미술시장이 얼마나 어려운가에 머물지 않는다. 누구에게 지금의 한국 시장이 싸게 보이는가, 그들은 무엇을 먼저 사는가, 그리고 그 구매 이후 어디로 이동하는가를 물어야 한다.


시장에는 언제나 같은 장면을 서로 다르게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한다. 지금 한국의 판매자는 가격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 맞은편에서는 누군가가 그 고민 때문에 벌어진 가격의 간격을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2026년 키아프에서 우리가 목격하게 될 매수 기회는 바로 그 간격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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