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사우스] 죽음과 애도의 풍경 1

남윤지
2026-01-09
조회수 71



힌두교 문화권에서 죽음은 삶의 중단이 아니라 영혼이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순간이라 여겨져 대개 사망 후 24시간 이내에 화장으로 장례가 치러진다. 시신을 천으로 감싸고, 꽃과 향으로 장식한 뒤 가족과 공동체의 손에 의해 화장터로 옮겨진다. 전문 장례 지도사가 나서기보다는 가족이 직접 의례를 수행하는데 남자에 의해 진행된다. 맏아들이 불을 붙이며, 이는 죽은 이를 보내는 동시에 남겨진 자가 삶을 이어갈 책임을 떠안는 행위로 여겨진다.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변은 이러한 장례 문화가 가장 잘 드러나는 장소다. 이곳에서 죽어 화장되고 강에 재를 뿌리면 윤회의 고리를 끊고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믿어진다. 강가에는 하루 종일 화장이 이어지고, 불은 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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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o.wikipedia.org/wiki/)



그러나 이 장면은 신성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화장을 위한 장작은 비용이 들고, 충분한 장작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 시신은 완전히 타지 못한 채 강으로 들어간다. 특정 카스트나 질병으로 죽은 이들은 화장의 자격조차 얻지 못하고 수장되기도 한다. 죽음 앞에서도 평등하지 않은 현실은 장례 문화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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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gyunggijh.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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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장례는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종소리와 함께 만트라가 낭송되고, 울음은 삼키지 않는다. 장작이 타는 소리와 강물의 흐름이 의례의 일부가 된다. 이 소리들은 죽음을 숨기지 않고, 공동체의 시간 속에 노출시킨다.

이처럼 인도의 장례 문화는 신성함과 가난, 해탈과 불평등, 공동체와 개인의 상실이 겹쳐지는 자리다. 그리고 이 것은  단순한 ‘이국적 문화’가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의 삶과 죽음이 어떻게 관리되고 감각되는가를 묻는 출발점이 된다.

 

이 장례의 시간과 감각은 현대미술에서 어떻게 번역되고 나타날까.



Sudarshan She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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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bca.org/)



인도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수다르산 셰티(Sudarshan Shetty)는 인도의 죽음, 노동, 기억, 그리고 사라짐의 감각을 조각과 설치 작업으로 탐구해온 대표적인 현대미술가다. 그는 일상에서 사용되던 사물과 산업적 재료를 활용해, 삶과 죽음이 맞닿는 순간을 과장 없이 드러낸다. 셰티의 작업은 힌두교적 세계관과 인도의 사회적 현실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보다, 사라진 것들이 남긴 흔적과 시간의 무게를 공간 속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작업 경향은 수다르산 셰티가 2012년 비엔나의 Galerie Krinzinger에서 선보인 전시 《The pieces earth took away》에서 잘 드러난다. 이 전시는 이름처럼 사라진 것들이 남긴 흔적과 애도의 시간성을 설치 작업으로 풀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작업은 특정 장례 장면을 재현하기보다는, 힌두교 장례 이후 이어지는 애도의 시간과 사라진 몸이 남긴 공백을 공간적으로 드러낸다. 작품은 ‘땅이 가져가고 남긴 것들’이라는 제목처럼, 죽음 이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흔적과 기억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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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erie-krinzinger.at/exhibitions/the-pieces-earth-took-away-217618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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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링크



《The pieces earth took away》 속 설치 작업은 여러 개의 문과 건축적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다. 문들은 기능적인 출입구라기보다는 죽음 이후 남겨진 공간과 경계를 상징하며, 겹겹이 배치된 구조물들은 하나의 삶이 사라진 뒤에도 공동체와 기억 속에 남는 시간과 책임을 형상화한다. 관객은 전시장 안을 걸으며, 문과 구조물 사이를 통과하면서 죽음과 애도가 공간 속에 물리적으로 체험되는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작품에서는 불, 울음, 강물과 같은 장례의 직접적 요소는 사라지고, 대신 정적인 구조와 비어 있는 공간이 죽음 이후의 공백과 애도의 지속성을 대신한다. 이로써 셰티는 장례 현장에서 경험되는 소리와 움직임을 침묵 속 설치물로 번역하며, 관객이 죽음과 기억, 남겨진 흔적을 공간적으로 느끼도록 만든다.

이러한 구성은 장례의 순간보다 장례 이후의 시간과 남겨진 자들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며, 전시장을 하나의 감각적 장례 공간으로 변환한다. 작품 속 구조물 사이를 지나며 관객은 사라짐과 남음, 끝나지 않은 애도의 감각을 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다음 편에서는 인도의 장례 문화를 보다 깊이 살펴보고, 관련된 역사적·종교적 풍습을 다루어 보면서 장례가 단순한 의례가 아닌, 삶과 죽음을 연결하는 복합적, 문화적 경험임을 이어서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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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협회 아이테르 [ AITHER ] 부산전시관


문화예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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