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지금 당신 앞에 72개의 물건—칼, 총, 깃털, 장미—이 놓여 있고, 눈앞에 서 있는 한 사람이 “이것들을 사용해 나에게 무엇이든 해도 좋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디까지 할 것인가.
1974년, Marina Abramović는 퍼포먼스 Rhythm 0에서 바로 이 상황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녀는 여섯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은 채 서 있었고, 관객에게 자신의 몸을 전적으로 맡겼다. 처음 관계는 조심스러웠다. 누군가는 꽃을 건네고, 가볍게 손을 잡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관계는 점점 변질된다. 옷이 찢기고, 피부가 긁히고, 결국 총구가 그녀의 머리를 향하는 순간까지 나아갔다.
이 퍼포먼스에서 작가의 신체는 더 이상 자율적인 주체가 아니라, 타인의 욕망과 충동이 새겨지는 노출된 표면이 된다. 중요한 것은 개별 관객의 잔혹성이 아니라, 관계가 특정조건—책임의 부재와 허용된 권한—속에서 어떻게 빠르게 폭력으로 기울 수 있는가이다. Rhythm 0는 인간성의 어두움을 드러낸다기 보다, 관계 자체가 얼마나 쉽게 비윤리적 구조로 조직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후 2010년 Museum of Modern Art (MoMA)에서 열린 The Artist is Present에서, Marina Abramović는 다시 관객과 마주 앉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오직 시선만이 교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울고, 흔들리고, 어떤 강렬한 감정의 교환을 경험한다. 관계는 더 이상 폭력으로 치닫지 않지만, 여전히 강하게 조직된 상태로 유지된다.
이 두 작업 사이에서 드러나는 것은, 관계가 단순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구조화된 조건 속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이다. 이 지점에서 Nicolas Bourriaud의 “관계미학”은 하나의 설명을 제공한다. 그는 예술을 독립된 대상이 아니라 인간 관계와 사회적 맥락 속에서 발생하는 실천으로 보았고, 예술가를 관계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가능하게 하는’ 존재로 정의했다. 예술은 하나의 오브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고, 머물고, 반응하는 시간적 상황이다.
그러나 Rhythm 0를 다시 떠올리면, 관계는 단순히 공유되고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관계는 조건에 따라 폭력으로 기울고, 참여는 언제든 지배로 전환될 수 있다. Claire Bishop의 <Antagonism and Relational Aesthetics>에서 언급하듯, 관계미학은 종종 공동체와 참여의 가능성을 강조하지만, 그 관계가 어떻게 구성되고 누구에게 통제되는지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Abramović의 작업은 바로 이 지점을 극잔적으로 드러낸다. 관계는 생성되지만, 그것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그리고 예술이 만들어내는 만남의 장은, 인간성의 가장 연약한 층위뿐만 아니라 가장 어두운 충동까지 함께 호출한다.
참고 문헌
- MoMA, Marina Abramović: The Artist Is Present / exhibition page.
- MoMA, Marina Abramović: The Artist Is Present / installation view and audio playlist.
- Tate, Relational aesthetics.
- ArtAsiaPacific, “Cheat Sheet: Relational Aesthetics, or, The Art of Awkward Social Events” (2020).
- thinking practices, “Dialogical and relational aesthetic” (2011).
- Bourriaud, Nicolas, Relational Aesthetics (1998).
문화예술기획 : https://aither.imweb.me/Directing_service
전시용 가벽 렌탈 : https://aither.imweb.me/Home/?idx=168383314&bmode=view
AITHER
DIRECTOR. GONG MYEONGSEONG.
ADDRESS. (48737) 21, BEOMIL-RO 65BEON-GIL, DONG-GU, BUSAN, REPUBLIC OF KOREA.
PARKING : Jin Market public parking lot
4F EXHIBITION.
5F LOUNGE.
6F WAREHOUSE.
ONLINE CS. MON TO SAT 10:00-18:00.
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INSTA. @aither.kr | YOUTUBE. [www.youtube.com/@AITHERART](http://www.youtube.com/@AITHERART)
FAX. 0504-322-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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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금 당신 앞에 72개의 물건—칼, 총, 깃털, 장미—이 놓여 있고, 눈앞에 서 있는 한 사람이 “이것들을 사용해 나에게 무엇이든 해도 좋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디까지 할 것인가.
1974년, Marina Abramović는 퍼포먼스 Rhythm 0에서 바로 이 상황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녀는 여섯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은 채 서 있었고, 관객에게 자신의 몸을 전적으로 맡겼다. 처음 관계는 조심스러웠다. 누군가는 꽃을 건네고, 가볍게 손을 잡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관계는 점점 변질된다. 옷이 찢기고, 피부가 긁히고, 결국 총구가 그녀의 머리를 향하는 순간까지 나아갔다.
이 퍼포먼스에서 작가의 신체는 더 이상 자율적인 주체가 아니라, 타인의 욕망과 충동이 새겨지는 노출된 표면이 된다. 중요한 것은 개별 관객의 잔혹성이 아니라, 관계가 특정조건—책임의 부재와 허용된 권한—속에서 어떻게 빠르게 폭력으로 기울 수 있는가이다. Rhythm 0는 인간성의 어두움을 드러낸다기 보다, 관계 자체가 얼마나 쉽게 비윤리적 구조로 조직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후 2010년 Museum of Modern Art (MoMA)에서 열린 The Artist is Present에서, Marina Abramović는 다시 관객과 마주 앉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오직 시선만이 교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은 울고, 흔들리고, 어떤 강렬한 감정의 교환을 경험한다. 관계는 더 이상 폭력으로 치닫지 않지만, 여전히 강하게 조직된 상태로 유지된다.
이 두 작업 사이에서 드러나는 것은, 관계가 단순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구조화된 조건 속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이다. 이 지점에서 Nicolas Bourriaud의 “관계미학”은 하나의 설명을 제공한다. 그는 예술을 독립된 대상이 아니라 인간 관계와 사회적 맥락 속에서 발생하는 실천으로 보았고, 예술가를 관계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가능하게 하는’ 존재로 정의했다. 예술은 하나의 오브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고, 머물고, 반응하는 시간적 상황이다.
그러나 Rhythm 0를 다시 떠올리면, 관계는 단순히 공유되고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관계는 조건에 따라 폭력으로 기울고, 참여는 언제든 지배로 전환될 수 있다. Claire Bishop의 <Antagonism and Relational Aesthetics>에서 언급하듯, 관계미학은 종종 공동체와 참여의 가능성을 강조하지만, 그 관계가 어떻게 구성되고 누구에게 통제되는지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Abramović의 작업은 바로 이 지점을 극잔적으로 드러낸다. 관계는 생성되지만, 그것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그리고 예술이 만들어내는 만남의 장은, 인간성의 가장 연약한 층위뿐만 아니라 가장 어두운 충동까지 함께 호출한다.
참고 문헌
문화예술기획 : https://aither.imweb.me/Directing_service
전시용 가벽 렌탈 : https://aither.imweb.me/Home/?idx=168383314&bmod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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