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_AI) 철거 전 풍경, 라이트 박스, 180x144cm, 2024, 성의석
우표 속 유토피아, 그리고 현재
오늘, 사진 이미지는 넘쳐난다. 서로 다른 이미지들은 또 다른 사진들과 어떻게 구별되는가. 도시는 매 순간 카메라의 셔터가 눌리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진 풍경이 되고, 잠시 눈을 돌린 사이 새로운 풍경들로 탈바꿈한다. 고은사진미술관과 KT&G상상마당이 함께하는 신진 작가 발굴 실험 속, 올해의 사진가로 선정된 성의석은 우연히 들어간 우표사에서 과거의 도상들이 그린 유토피아적 미래 형태를 발견한다. 우표 속에는 에이즈나 암과 같은 질병의 박멸, 우주 비행선과 건축물까지 시대가 해결되리라 기원하는 이미지들로 넘쳐난다. 그는 그런 이미지들이 우리에게 도래한 현재를 디스토피아적으로 조망한다고 믿는다. 동시에 급변하는 기술 사회에서 사진 매체가 여전히 유효성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 모색한다.
미술관 한 켠에 자리한 성의석의 <Music Has the Right to Children>에는 1)수집한 우표를 고해상 스캔하여 편집한 이미지와, 2) 그의 주변부에서 사라졌거나 사라질 풍경을 기록한 사진들, 3) 생성형 AI ‘미드저니’를 이용해 블랜딩한 이미지들이 있다. 과거의 미래, 현재의 풍경, 그리고 기계가 생성한 가상의 이미지가 동일한 평면 위에 병치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디지털 시대에 이미지가 넘쳐나는 상황은 오히려 사진의 질문을 더 첨예하게 만든다. 사라짐과 탈바꿈이 동시에 급진적으로 이루어질수록, 그 속에서 ‘진짜’가 무엇인지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지속성을 가진 무언가가 점점 더 소중해지는 지금이다.

Nan Goldin, Greer and Robert on the bed, New York City, 1982

Nan Goldin, Nan one month after being battered, 1984
낸 골딘(Nan Goldin)과 불안 응시
나는 이 전시를 보고 나와서, 어쩐지 사진 작가 낸 골딘(Nan Goldin)이 떠올랐다. 그녀의 사진은 일기장 같다. 일상적인 인관관계의 친밀함, 학대와 고립, 친구들. 그녀의 사진은 1980년대 뉴욕의 다른 신진 사진가들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었다. 그녀에게 있어 사진은 단순히 피사체의 기록이 아니었다. 카메라는 대화와 식사, 성관계만큼이나 일상적인 존재였다. 삶 자체가 사진을 위한 하나의 비즈니스였던 셈이다. 그녀는 1986년 처음 출간된 사진집 『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의 에세이 서문을 통해, 이 책을 열한 살 때 자살한 언니 바버라에게 헌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나는 언니에 대한 ‘실제의 기억’을 잃어버렸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내가 만들어낸 언니의 모습, 그녀가 했던 말들, 그녀가 나에게 의미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그녀가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감각은 남아 있지 않다. 나는 다시는 누구의 실제 기억도 잃고 싶지 않다.”
성의석의 작업이 속도와 변화에 대한 불안에서 출발한다면, 낸 골딘의 사진 역시 관계의 붕괴와 상실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다. 다만 성의석이 이미지의 유효성을 의심하는 자리에서 질문을 던진다면, 낸 골딘은 불안이 가장 직설적으로 노출되는 순간을 그대로 기록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기록하고, 함께한 지극히 사적이고 평범한 순간을 보존하려는 욕망이 그녀의 다큐멘터리적 스타일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Nan Goldin, Trixie on the Cot, New York City, 1979
끝없는 자기갱신
골딘의 『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가 출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대를 거쳐 다시 읽히는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사진에는 끊임없는 자기 갱신의 에너지가 존재한다. 시간이 지나도 잔존하는 밀도는 세대가 교체되어도 각자의 이야기를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게 만든다.
이미지가 과잉된 시대일수록 우리는 ‘진짜’를 갈망한다. 사진은 더 이상 수집의 영역이 아니다. 순수미술 컬렉션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한다. 무엇이 진짜인지 알기 어려운 시대에서 사진의 고유성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문화예술기획 : https://aither.imweb.me/Directing_service
전시용 가벽 렌탈 : https://aither.imweb.me/Home/?idx=168383314&bmode=view
AITHER
DIRECTOR. GONG MYEONGSEONG.
ADDRESS. (48737) 21, BEOMIL-RO 65BEON-GIL, DONG-GU, BUSAN, REPUBLIC OF KOREA.
PARKING : Jin Market public parking lot
4F EXHIBITION.
5F LOUNGE.
6F WAREHOUSE.
ONLINE CS. MON TO SAT 10:00-18:00.
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INSTA. @aither.kr | YOUTUBE. [www.youtube.com/@AITHERART](http://www.youtube.com/@AITHERART)
FAX. 0504-322-2379
AITHER :: introductory material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4fIaNXjzbEocA0Ah317-rv8Tikv3zCwQ?usp=drive_link

(14_AI) 철거 전 풍경, 라이트 박스, 180x144cm, 2024, 성의석
우표 속 유토피아, 그리고 현재
오늘, 사진 이미지는 넘쳐난다. 서로 다른 이미지들은 또 다른 사진들과 어떻게 구별되는가. 도시는 매 순간 카메라의 셔터가 눌리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진 풍경이 되고, 잠시 눈을 돌린 사이 새로운 풍경들로 탈바꿈한다. 고은사진미술관과 KT&G상상마당이 함께하는 신진 작가 발굴 실험 속, 올해의 사진가로 선정된 성의석은 우연히 들어간 우표사에서 과거의 도상들이 그린 유토피아적 미래 형태를 발견한다. 우표 속에는 에이즈나 암과 같은 질병의 박멸, 우주 비행선과 건축물까지 시대가 해결되리라 기원하는 이미지들로 넘쳐난다. 그는 그런 이미지들이 우리에게 도래한 현재를 디스토피아적으로 조망한다고 믿는다. 동시에 급변하는 기술 사회에서 사진 매체가 여전히 유효성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지 모색한다.
미술관 한 켠에 자리한 성의석의 <Music Has the Right to Children>에는 1)수집한 우표를 고해상 스캔하여 편집한 이미지와, 2) 그의 주변부에서 사라졌거나 사라질 풍경을 기록한 사진들, 3) 생성형 AI ‘미드저니’를 이용해 블랜딩한 이미지들이 있다. 과거의 미래, 현재의 풍경, 그리고 기계가 생성한 가상의 이미지가 동일한 평면 위에 병치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디지털 시대에 이미지가 넘쳐나는 상황은 오히려 사진의 질문을 더 첨예하게 만든다. 사라짐과 탈바꿈이 동시에 급진적으로 이루어질수록, 그 속에서 ‘진짜’가 무엇인지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지속성을 가진 무언가가 점점 더 소중해지는 지금이다.
Nan Goldin, Greer and Robert on the bed, New York City, 1982
Nan Goldin, Nan one month after being battered, 1984
낸 골딘(Nan Goldin)과 불안 응시
나는 이 전시를 보고 나와서, 어쩐지 사진 작가 낸 골딘(Nan Goldin)이 떠올랐다. 그녀의 사진은 일기장 같다. 일상적인 인관관계의 친밀함, 학대와 고립, 친구들. 그녀의 사진은 1980년대 뉴욕의 다른 신진 사진가들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었다. 그녀에게 있어 사진은 단순히 피사체의 기록이 아니었다. 카메라는 대화와 식사, 성관계만큼이나 일상적인 존재였다. 삶 자체가 사진을 위한 하나의 비즈니스였던 셈이다. 그녀는 1986년 처음 출간된 사진집 『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의 에세이 서문을 통해, 이 책을 열한 살 때 자살한 언니 바버라에게 헌정한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나는 언니에 대한 ‘실제의 기억’을 잃어버렸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내가 만들어낸 언니의 모습, 그녀가 했던 말들, 그녀가 나에게 의미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그녀가 실제로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감각은 남아 있지 않다. 나는 다시는 누구의 실제 기억도 잃고 싶지 않다.”
성의석의 작업이 속도와 변화에 대한 불안에서 출발한다면, 낸 골딘의 사진 역시 관계의 붕괴와 상실에 대한 불안에서 비롯된다. 다만 성의석이 이미지의 유효성을 의심하는 자리에서 질문을 던진다면, 낸 골딘은 불안이 가장 직설적으로 노출되는 순간을 그대로 기록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기록하고, 함께한 지극히 사적이고 평범한 순간을 보존하려는 욕망이 그녀의 다큐멘터리적 스타일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Nan Goldin, Trixie on the Cot, New York City, 1979
끝없는 자기갱신
골딘의 『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가 출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대를 거쳐 다시 읽히는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사진에는 끊임없는 자기 갱신의 에너지가 존재한다. 시간이 지나도 잔존하는 밀도는 세대가 교체되어도 각자의 이야기를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게 만든다.
이미지가 과잉된 시대일수록 우리는 ‘진짜’를 갈망한다. 사진은 더 이상 수집의 영역이 아니다. 순수미술 컬렉션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한다. 무엇이 진짜인지 알기 어려운 시대에서 사진의 고유성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문화예술기획 : https://aither.imweb.me/Directing_service
전시용 가벽 렌탈 : https://aither.imweb.me/Home/?idx=168383314&bmode=view
AITHER
DIRECTOR. GONG MYEONGSEONG.
ADDRESS. (48737) 21, BEOMIL-RO 65BEON-GIL, DONG-GU, BUSAN, REPUBLIC OF KOREA.
PARKING : Jin Market public parking lot
4F EXHIBITION.
5F LOUNGE.
6F WAREHOUSE.
ONLINE CS. MON TO SAT 10:00-18:00.
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INSTA. @aither.kr | YOUTUBE. [www.youtube.com/@AITHERART](http://www.youtube.com/@AITHERART)
FAX. 0504-322-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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