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경은 눈앞에 있지 않다
: 이우준의 지각과 기억의 구조
공명성 예술감독
이우준의 작업에서 풍경은 하나의 장소가 감각과 기억을 통과하며 형성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카메라 앞에 놓인 세계는 빛과 기온, 습도와 거리, 이동하는 몸의 속도, 이전에 경험한 장소의 잔상, 현재의 감각이 한순간 중첩되며 하나의 장면으로 응결된다. 그의 작업은 이 응결의 순간을 따라간다. 어떤 장소가 한 개인에게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어떤 감각이 남으며, 무엇이 다시 이미지로 선택되는지를 관찰한다. 풍경은 외부 세계와 내부 경험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같은 장소를 바라보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장면을 기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군가는 건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먼저 보고, 누군가는 거리의 소음을 기억하며, 또 다른 사람은 오래전 지나쳤던 도시의 냄새를 떠올린다. 현재의 시선에는 이미 지나온 시간이 스며 있다. 과거의 경험은 지금 바라보는 장면의 형태를 바꾸고, 현재의 감각은 과거의 기억을 다시 호출한다. 이우준이 사용하는 ‘Illusionary Landscape’라는 개념은 이러한 중첩을 드러낸다. 풍경은 눈앞에 놓인 세계와 개인 안에 축적된 경험이 서로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지각의 장이다.
몬테레이에서 제작된 《Before the Eyes, Beyond the Sense》는 이러한 구조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우준은 약 세 달 동안 도시에 머물며 거리와 건축, 빛과 공기, 소리와 이동의 흐름을 경험했다. 레지던시라는 체류 방식은 작업의 중요한 조건으로 작동했다. 그는 일정 기간 한 장소에 머물면서도 곧 그곳을 떠날 사람의 위치에서 도시를 바라보았다. 이 상태는 익숙함과 낯섦이 동시에 작동하는 감각을 만든다. 처음 도착한 도시에서는 작은 변화도 크게 감지된다. 건물의 높이, 햇빛의 방향, 도로의 폭, 사람들의 보행 속도, 공기의 건조함 같은 요소들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시간이 흐르면 감각의 밀도도 달라진다. 반복적으로 지나던 길은 익숙해지고,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장면이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이우준은 이 변화를 따라간다. 한 장소가 점차 개인의 경험 안으로 들어오고, 경험이 다시 풍경의 형태를 바꾸는 과정을 기록한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몬테레이를 설명하는 지도보다 몬테레이를 경험한 한 사람의 지각에 가깝다. 도시의 정보보다 도시를 통과한 감각이 앞에 놓인다.
이 지점에서 기억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우준에게 기억은 과거를 보관하는 저장소보다 현재의 시선을 계속 수정하는 힘으로 작동한다. 인간은 지금 보고 있는 것을 현재의 감각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래전에 보았던 이미지, 살았던 장소, 걸었던 거리, 들었던 소리들이 현재의 장면 안으로 들어온다. 낯선 골목에서 익숙한 느낌이 발생하고, 특정한 빛이 오래된 장면을 불러오며, 새로운 도시에서 이전의 도시가 겹쳐 보인다. 이러한 경험은 풍경을 개인적인 것으로 만든다. 이우준은 기억과 현재가 섞이는 상태를 그대로 작업 안에 남겨둔다. 그에게 풍경은 한 번 정해진 이미지보다 계속 재구성되는 감각에 가깝다. 오늘 본 장면과 한 달 뒤 기억하는 장면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생기고, 몇 년 뒤 다시 바라보는 사진은 또 다른 의미를 만든다. 사진은 순간을 고정하지만, 사진을 바라보는 인간은 계속 이동한다. 이 시간차가 작업의 중요한 긴장을 만든다.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도 여기에서 선명해진다. 사진은 특정한 순간을 붙잡는다. 셔터가 눌린 순간의 빛과 위치, 시선의 방향은 하나의 이미지 안에 고정된다. 이후 그 이미지는 촬영자의 경험을 떠나 다른 시간으로 이동한다. 작가가 다시 사진을 볼 때도, 관객이 전시장에서 사진을 만날 때도 새로운 감각과 기억이 개입한다. 하나의 사진은 계속 다른 방식으로 읽힌다. 이우준은 이러한 시간의 이동을 작업 안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미지가 지닌 의미는 촬영 순간에 완성되기보다 이후의 시간 속에서 계속 변화한다. 촬영 당시 주변부에 있던 장면이 시간이 지난 뒤 강한 기억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고, 당시 중요하게 느껴졌던 장면은 점차 희미해질 수 있다. 사진은 과거의 흔적을 품고 현재의 시선과 다시 만난다. 이우준의 작업은 이 만남의 시간까지 풍경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사운드는 이러한 구조를 더욱 넓힌다. 하나의 장소를 기억할 때 인간에게 남는 것은 시각적 이미지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소리와 공기, 이동의 속도, 몸의 긴장, 시간의 흐름이 함께 남는다. 발코니 너머에서 들려오는 천둥, 작업실로 향하는 길의 소리, 머리 위를 지나가는 비행기의 소리는 하나의 장소를 구체적인 경험으로 만든다. 이우준의 작업에서 사운드는 장소가 몸에 남는 방식을 확장한다. 사진이 한 순간의 시각을 붙잡는다면 사운드는 시간의 흐름을 유지한다. 이미지는 장면을 보여주고, 소리는 그 장면이 지속되고 있었다는 감각을 전달한다. 두 매체가 만나면서 풍경은 정지된 화면에서 시간성을 가진 경험으로 확장된다. 관객은 사진을 보고 소리를 들으며 작가의 경험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기억과 감각을 끌어들여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전시장은 작가의 지각과 관객의 지각이 교차하는 장소가 된다.
Eliud Nava가 이 전시를 꿈의 구조와 연결한 지점도 여기에서 의미를 얻는다. 꿈에서는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 기억과 감각이 한 장면 안에서 겹친다. 오래전 경험과 최근의 감각이 연결되고, 서로 다른 공간이 하나의 장소처럼 이어진다. 이우준의 사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현실의 장면은 기억과 감각을 통과하며 다른 밀도를 얻고, 사진과 사운드는 그 밀도를 다시 배열한다. 꿈이라는 개념은 이우준의 작업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혼합을 설명하는 하나의 언어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현실을 떠나는 상상보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지각의 구조다. 인간은 세계를 바라보는 순간 이미 선택하고 기억하며 연결한다. 이우준의 사진은 이 과정을 천천히 드러낸다. 풍경은 눈앞의 장면과 기억 속 장면이 만나는 순간 새로운 형태를 얻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우준의 작업은 풍경사진의 범위를 넓힌다. 그의 관심은 산이나 도시, 건축과 같은 대상의 형태에 머물지 않는다. 장소가 개인에게 어떻게 들어오고, 어떤 감각으로 남으며, 시간이 지난 뒤 어떤 이미지로 다시 떠오르는지를 따라간다. 이 과정에서 풍경은 관계의 형식이 된다. 장소와 몸, 현재와 기억, 시각과 청각, 이동과 정지가 서로 연결되며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그래서 그의 사진을 바라볼 때 중요한 질문은 ‘어디인가’에서 ‘어떻게 이 장면이 풍경이 되었는가’로 이동한다. 수많은 장면 가운데 특정한 순간이 선택된 이유, 그 순간에 작가의 몸이 놓였던 위치, 그 장면을 불러낸 과거의 기억, 촬영 이후 다시 변화한 감각이 모두 하나의 작업 안에 들어온다.
이우준에게 카메라는 세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지각 장치다. 렌즈 앞에는 실제 장소가 존재하고, 작가는 그 장소 안에서 특정한 거리와 각도, 시간과 빛을 선택한다. 촬영은 선택의 흔적을 이미지로 남긴다. 이후 사진은 촬영자의 손을 떠나 새로운 시간 속으로 이동한다. 전시장에 놓인 사진은 관객의 기억과 만나며 다시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장소에서 작가로, 작가에서 이미지로, 이미지에서 관객으로 풍경은 계속 이동한다. 이 이동 과정에서 최초의 장소는 점차 여러 층위의 경험을 품는다. 하나의 도시가 여러 사람의 감각 안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지속된다.
《Before the Eyes, Beyond the Sense》라는 제목은 이러한 흐름을 응축한다. 모든 경험은 눈앞에서 시작한다. 빛과 거리, 건축과 움직임이 시야 안으로 들어온다. 이후 그 장면은 감각을 통과하고 기억과 만나며 새로운 상태로 이동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실제로 본 장면과 기억 속에서 재구성된 장면이 서로 포개진다. 이우준은 이 겹침을 풍경의 중요한 조건으로 받아들인다. 세계는 눈앞에 존재하고, 인간은 그 세계를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통해 받아들인다. 두 층위가 만나는 순간 풍경이 생긴다.
결국 이우준이 집중하는 지점은 장소가 풍경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하나의 장면이 감각 속으로 들어오고, 기억과 연결되고, 다시 사진과 소리로 남는 과정 전체가 그의 작업을 구성한다. 그의 풍경은 고정된 배경보다 계속 변화하는 지각의 결과에 가깝다. 그래서 그의 작업을 오래 바라보면 특정한 장소에 대한 정보보다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풍경은 보는 행위 속에서 형성되고, 기억 속에서 다시 변화하며, 다른 사람의 시선 안에서 또 한 번 새롭게 만들어진다. 이우준의 작업은 그 반복되는 형성의 순간을 조용히 붙잡는다.







발행인 공명성
기획·편집 아이테르
발행처 아이테르 범일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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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은 눈앞에 있지 않다
: 이우준의 지각과 기억의 구조
공명성 예술감독
이우준의 작업에서 풍경은 하나의 장소가 감각과 기억을 통과하며 형성되는 과정으로 나타난다. 카메라 앞에 놓인 세계는 빛과 기온, 습도와 거리, 이동하는 몸의 속도, 이전에 경험한 장소의 잔상, 현재의 감각이 한순간 중첩되며 하나의 장면으로 응결된다. 그의 작업은 이 응결의 순간을 따라간다. 어떤 장소가 한 개인에게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어떤 감각이 남으며, 무엇이 다시 이미지로 선택되는지를 관찰한다. 풍경은 외부 세계와 내부 경험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같은 장소를 바라보는 사람마다 서로 다른 장면을 기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누군가는 건물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먼저 보고, 누군가는 거리의 소음을 기억하며, 또 다른 사람은 오래전 지나쳤던 도시의 냄새를 떠올린다. 현재의 시선에는 이미 지나온 시간이 스며 있다. 과거의 경험은 지금 바라보는 장면의 형태를 바꾸고, 현재의 감각은 과거의 기억을 다시 호출한다. 이우준이 사용하는 ‘Illusionary Landscape’라는 개념은 이러한 중첩을 드러낸다. 풍경은 눈앞에 놓인 세계와 개인 안에 축적된 경험이 서로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지각의 장이다.
몬테레이에서 제작된 《Before the Eyes, Beyond the Sense》는 이러한 구조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우준은 약 세 달 동안 도시에 머물며 거리와 건축, 빛과 공기, 소리와 이동의 흐름을 경험했다. 레지던시라는 체류 방식은 작업의 중요한 조건으로 작동했다. 그는 일정 기간 한 장소에 머물면서도 곧 그곳을 떠날 사람의 위치에서 도시를 바라보았다. 이 상태는 익숙함과 낯섦이 동시에 작동하는 감각을 만든다. 처음 도착한 도시에서는 작은 변화도 크게 감지된다. 건물의 높이, 햇빛의 방향, 도로의 폭, 사람들의 보행 속도, 공기의 건조함 같은 요소들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시간이 흐르면 감각의 밀도도 달라진다. 반복적으로 지나던 길은 익숙해지고,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장면이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이우준은 이 변화를 따라간다. 한 장소가 점차 개인의 경험 안으로 들어오고, 경험이 다시 풍경의 형태를 바꾸는 과정을 기록한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몬테레이를 설명하는 지도보다 몬테레이를 경험한 한 사람의 지각에 가깝다. 도시의 정보보다 도시를 통과한 감각이 앞에 놓인다.
이 지점에서 기억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우준에게 기억은 과거를 보관하는 저장소보다 현재의 시선을 계속 수정하는 힘으로 작동한다. 인간은 지금 보고 있는 것을 현재의 감각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래전에 보았던 이미지, 살았던 장소, 걸었던 거리, 들었던 소리들이 현재의 장면 안으로 들어온다. 낯선 골목에서 익숙한 느낌이 발생하고, 특정한 빛이 오래된 장면을 불러오며, 새로운 도시에서 이전의 도시가 겹쳐 보인다. 이러한 경험은 풍경을 개인적인 것으로 만든다. 이우준은 기억과 현재가 섞이는 상태를 그대로 작업 안에 남겨둔다. 그에게 풍경은 한 번 정해진 이미지보다 계속 재구성되는 감각에 가깝다. 오늘 본 장면과 한 달 뒤 기억하는 장면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생기고, 몇 년 뒤 다시 바라보는 사진은 또 다른 의미를 만든다. 사진은 순간을 고정하지만, 사진을 바라보는 인간은 계속 이동한다. 이 시간차가 작업의 중요한 긴장을 만든다.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도 여기에서 선명해진다. 사진은 특정한 순간을 붙잡는다. 셔터가 눌린 순간의 빛과 위치, 시선의 방향은 하나의 이미지 안에 고정된다. 이후 그 이미지는 촬영자의 경험을 떠나 다른 시간으로 이동한다. 작가가 다시 사진을 볼 때도, 관객이 전시장에서 사진을 만날 때도 새로운 감각과 기억이 개입한다. 하나의 사진은 계속 다른 방식으로 읽힌다. 이우준은 이러한 시간의 이동을 작업 안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미지가 지닌 의미는 촬영 순간에 완성되기보다 이후의 시간 속에서 계속 변화한다. 촬영 당시 주변부에 있던 장면이 시간이 지난 뒤 강한 기억의 중심으로 떠오를 수 있고, 당시 중요하게 느껴졌던 장면은 점차 희미해질 수 있다. 사진은 과거의 흔적을 품고 현재의 시선과 다시 만난다. 이우준의 작업은 이 만남의 시간까지 풍경의 일부로 끌어들인다.
사운드는 이러한 구조를 더욱 넓힌다. 하나의 장소를 기억할 때 인간에게 남는 것은 시각적 이미지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소리와 공기, 이동의 속도, 몸의 긴장, 시간의 흐름이 함께 남는다. 발코니 너머에서 들려오는 천둥, 작업실로 향하는 길의 소리, 머리 위를 지나가는 비행기의 소리는 하나의 장소를 구체적인 경험으로 만든다. 이우준의 작업에서 사운드는 장소가 몸에 남는 방식을 확장한다. 사진이 한 순간의 시각을 붙잡는다면 사운드는 시간의 흐름을 유지한다. 이미지는 장면을 보여주고, 소리는 그 장면이 지속되고 있었다는 감각을 전달한다. 두 매체가 만나면서 풍경은 정지된 화면에서 시간성을 가진 경험으로 확장된다. 관객은 사진을 보고 소리를 들으며 작가의 경험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자신의 기억과 감각을 끌어들여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전시장은 작가의 지각과 관객의 지각이 교차하는 장소가 된다.
Eliud Nava가 이 전시를 꿈의 구조와 연결한 지점도 여기에서 의미를 얻는다. 꿈에서는 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 기억과 감각이 한 장면 안에서 겹친다. 오래전 경험과 최근의 감각이 연결되고, 서로 다른 공간이 하나의 장소처럼 이어진다. 이우준의 사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현실의 장면은 기억과 감각을 통과하며 다른 밀도를 얻고, 사진과 사운드는 그 밀도를 다시 배열한다. 꿈이라는 개념은 이우준의 작업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혼합을 설명하는 하나의 언어가 된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현실을 떠나는 상상보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지각의 구조다. 인간은 세계를 바라보는 순간 이미 선택하고 기억하며 연결한다. 이우준의 사진은 이 과정을 천천히 드러낸다. 풍경은 눈앞의 장면과 기억 속 장면이 만나는 순간 새로운 형태를 얻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우준의 작업은 풍경사진의 범위를 넓힌다. 그의 관심은 산이나 도시, 건축과 같은 대상의 형태에 머물지 않는다. 장소가 개인에게 어떻게 들어오고, 어떤 감각으로 남으며, 시간이 지난 뒤 어떤 이미지로 다시 떠오르는지를 따라간다. 이 과정에서 풍경은 관계의 형식이 된다. 장소와 몸, 현재와 기억, 시각과 청각, 이동과 정지가 서로 연결되며 하나의 풍경을 만든다. 그래서 그의 사진을 바라볼 때 중요한 질문은 ‘어디인가’에서 ‘어떻게 이 장면이 풍경이 되었는가’로 이동한다. 수많은 장면 가운데 특정한 순간이 선택된 이유, 그 순간에 작가의 몸이 놓였던 위치, 그 장면을 불러낸 과거의 기억, 촬영 이후 다시 변화한 감각이 모두 하나의 작업 안에 들어온다.
이우준에게 카메라는 세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지각 장치다. 렌즈 앞에는 실제 장소가 존재하고, 작가는 그 장소 안에서 특정한 거리와 각도, 시간과 빛을 선택한다. 촬영은 선택의 흔적을 이미지로 남긴다. 이후 사진은 촬영자의 손을 떠나 새로운 시간 속으로 이동한다. 전시장에 놓인 사진은 관객의 기억과 만나며 다시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장소에서 작가로, 작가에서 이미지로, 이미지에서 관객으로 풍경은 계속 이동한다. 이 이동 과정에서 최초의 장소는 점차 여러 층위의 경험을 품는다. 하나의 도시가 여러 사람의 감각 안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지속된다.
《Before the Eyes, Beyond the Sense》라는 제목은 이러한 흐름을 응축한다. 모든 경험은 눈앞에서 시작한다. 빛과 거리, 건축과 움직임이 시야 안으로 들어온다. 이후 그 장면은 감각을 통과하고 기억과 만나며 새로운 상태로 이동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실제로 본 장면과 기억 속에서 재구성된 장면이 서로 포개진다. 이우준은 이 겹침을 풍경의 중요한 조건으로 받아들인다. 세계는 눈앞에 존재하고, 인간은 그 세계를 자신의 시간과 경험을 통해 받아들인다. 두 층위가 만나는 순간 풍경이 생긴다.
결국 이우준이 집중하는 지점은 장소가 풍경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하나의 장면이 감각 속으로 들어오고, 기억과 연결되고, 다시 사진과 소리로 남는 과정 전체가 그의 작업을 구성한다. 그의 풍경은 고정된 배경보다 계속 변화하는 지각의 결과에 가깝다. 그래서 그의 작업을 오래 바라보면 특정한 장소에 대한 정보보다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질문이 남는다. 풍경은 보는 행위 속에서 형성되고, 기억 속에서 다시 변화하며, 다른 사람의 시선 안에서 또 한 번 새롭게 만들어진다. 이우준의 작업은 그 반복되는 형성의 순간을 조용히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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