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된 예술가의 고난" -알베르 키위의 실천과 온라인 공격을 중심으로

리자공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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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된 예술가의 고난"

알베르 키위의 실천과 온라인 공격을 중심으로


공명성 예술감독




초록


본 연구는 동시대 시각예술가 알베르 키위(Albert Kiwi)의 작업과 온라인 활동을 중심으로 플랫폼 시대 현대미술에서 자기브랜딩, 가시성, 가격, 대중의 반응이 어떠한 방식으로 예술적 실천과 결합하는지 검토한다. 특히 최근 알베르 키위가 사용하는 ‘CLICKISM’이라는 명칭과 작품 가격을 전면에 제시하는 전략에 주목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뿐만 아니라 작업 과정, 가격,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대중의 반응을 디지털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노출하면서 기존의 작품 생산과 유통 사이의 경계를 흔들고 있다. 실제 그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는 ‘clickism’과 ‘MicroForm Artist’가 작가 정체성의 주요 언어로 제시되어 있으며, “1,000만 원이라고 쓰고 발견 가능성이라 읽는다”와 같은 문구를 통해 가격과 발견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연결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시성은 긍정적인 관심만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작품과 가격에 대한 비판이 작가 개인을 향한 조롱과 인격적 공격으로 이동하는 순간, 클릭은 작가의 인지도를 생산하는 자원인 동시에 그를 소진시키는 힘으로 작동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알베르 키위의 실천을 성공적인 예술가 브랜딩의 사례로 단정하거나, 상업적 자기홍보로 환원하는 대신 하나의 질문을 제기한다. “자기 자신을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그 결과 발생한 관심과 공격까지 감당하는 행위는 유의미한 현대미술 실천인가?” 이를 위해 작가 브랜딩, 알고리즘적 가시성, 플랫폼화된 예술 노동, 온라인 공격에 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알베르 키위의 작업을 사례적으로 분석한다. 본 연구는 그의 실천이 아직 완결된 비평적 방법론이라기보다 플랫폼 시대 예술가가 처한 모순을 드러내는 진행형 실천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주제어: 알베르 키위, CLICKISM, 현대미술, 플랫폼, 자기브랜딩, 가시성, 악플, 예술가 노동






74922afa70743.png작가 알베르키위


1. 서론


오늘날 시각예술가는 작품만을 생산하지 않는다. 전시 이미지를 촬영하고,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고, SNS에 게시하며, 관객과 소통하고, 전시와 판매를 홍보하는 일까지 작가의 활동에 포함되고 있다. 작품을 생산하는 노동과 작품을 발견 가능하게 만드는 노동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진 것이다. Sophie Bishop은 이러한 현상을 ‘influencer creep’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플랫폼 환경의 예술가는 자기브랜딩, 알고리즘 최적화, 진정성의 수행을 요구받으며 예술가의 정체성을 소셜미디어에서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Bishop, 2025).


알베르 키위의 활동은 이러한 변화가 한국의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흥미로운 사례다. 그는 2014년부터 ‘알베르 키위’라는 작가명을 사용하며 작업을 지속해 왔고, 오일파스텔과 강한 색채, 인물을 중심으로 자신의 시각적 언어를 구축해왔다. 이후 디지털 채색과 프레임을 결합한 ‘Chip Frame’ 작업 등을 발표했으며, 2025년 창작 활동 10주년 개인전에서는 평면과 입체, 기술과 감각의 관계를 탐구한다고 설명하였다.


최근 그의 활동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은 작품 형식만큼이나 작품을 유통하고 발견시키는 방식이다. 작가는 자신의 SNS에서 ‘CLICKISM’을 작가적 정체성과 결합시키고 있으며, 작품 가격과 클릭, 발견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전면에 배치한다. 1,000만 원이라는 가격을 하나의 강한 언어로 제시하면서 작품 자체뿐 아니라 “왜 이 그림의 가격이 1,000만 원인가”라는 논쟁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 현상은 곧 현대미술의 오래된 질문과 연결된다. 예술 작품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작품을 제작하는 행위만 예술적 실천으로 볼 것인가, 작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행위와 홍보, 논쟁, 관객의 반응까지 작품의 일부로 볼 수 있는가.


더 나아가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작가가 가시성을 적극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하면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은 작품만이 아니다. 작가의 얼굴, 말투, 삶, 경제적 가치, 태도와 인격 역시 평가 대상이 된다. 작품 가격에 대한 논쟁이 작품에 대한 비평의 차원을 벗어나 작가 개인에 대한 조롱이나 인격적 공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핵심적인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플랫폼 시대의 자기브랜딩과 가시성 생산은 현대미술의 실천으로 볼 수 있는가.


둘째, 알베르 키위의 CLICKISM과 가격 전략은 플랫폼과 미술시장의 구조를 비평하는 행위인가, 혹은 그 구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마케팅인가.


셋째, 작가에게 돌아오는 악플과 인격적 공격은 그의 예술적 실천과 어떠한 관계를 형성하는가.


넷째, 이러한 고난까지 작품의 일부로 해석하는 것은 가능한가. 그리고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타당한가.


본 연구는 알베르 키위와 관련된 모든 온라인 댓글을 정량적으로 수집·분석하는 실증연구가 아니다. 따라서 특정 수준의 악플 발생량이나 피해 규모를 객관적으로 측정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본 연구가 분석하는 것은 그의 작업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논쟁적 가시성과 그것이 현대미술 실천의 조건에 제기하는 비평적 문제이다.





2. 예술가에서 브랜드로

예술가의 자기브랜딩은 디지털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Jonathan Schroeder는 이미 2005년 예술가와 브랜드 사이의 관계에 주목하며 미술사와 시각문화 속에서 예술가 역시 전략적으로 의미를 생산하는 브랜드 주체로 이해될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Schroeder, 2005).


한국 미술계에 대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된다. 이지수와 전종우는 미술가의 개인 브랜드 형성에 작가 정체성의 구축, 지속적인 활동, SNS 활용 등이 중요한 요소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이들은 브랜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작가의 확고한 예술철학과 일관된 작업 방향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이지수·전종우, 2023).


이러한 관점에서 알베르 키위는 상당히 적극적인 자기브랜딩을 수행하는 작가로 볼 수 있다. ‘알베르 키위’라는 이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특정한 인물 표현, 강한 색채, ‘Chip Frame’, ‘MicroForm’, ‘CLICKISM’, 가격과 관련한 발언 등이 서로 결합하면서 하나의 작가 이미지를 형성한다. 작가의 작품과 작가의 이름, 작가가 사용하는 언어를 서로 분리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기브랜딩 자체를 부정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현대미술 시장에서 예술가의 브랜드와 작품가치가 결합하는 현상은 이미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국내에서도 작가 브랜딩에 관한 연구는 ‘브랜드 확립―브랜드 성과―브랜드 확장’이라는 과정을 통해 예술가의 미술시장 내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박주선, 2019).


문제는 브랜드의 성공과 예술적 실천의 성공을 동일하게 간주할 수 있는가에 있다.

관객이 한눈에 작가를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은 강력한 브랜드 자산이다. 그러나 특정한 이미지가 작가의 이름을 쉽게 떠올리게 한다는 사실이 작품의 미학적 문제의식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보증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알베르 키위의 작업을 평가하는 과정에서는 두 가지 질문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알베르 키위처럼 보이는 작품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만들어내는가.’


그리고


‘알베르 키위만이 제기할 수 있는 미학적 질문을 얼마나 발전시키고 있는가.’


전자는 브랜드의 문제이며 후자는 예술적 실천의 문제다.





3. CLICKISM과 가시성의 게임


알베르 키위의 최근 작업을 이해하는 핵심 단어는 ‘클릭’이다. 클릭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매우 작은 행동이지만 그 결과는 작지 않다. 클릭과 조회, 좋아요, 공유, 댓글은 콘텐츠의 가치와 확산 가능성을 숫자로 가시화한다. 알고리즘은 이러한 행동을 기반으로 다시 콘텐츠를 노출시킨다.

Kelley Cotter는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플랫폼 알고리즘의 규칙을 추정하고 이에 맞춰 자신의 행동을 조정하는 상황을 ‘visibility game’이라고 부른다. 사용자는 알고리즘의 정확한 작동 방식을 알 수 없지만 경험적으로 노출이 증가하는 방식을 학습하고 그 규칙에 맞추어 자신을 지속적으로 조정한다(Cotter, 2019).


Bishop의 연구는 이러한 가시성 경쟁이 예술가에게도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술가는 더 이상 전시를 개최하고 비평과 관객을 기다리는 것만으로 자신의 활동을 유지하기 어렵다. 플랫폼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갱신하고, 작업실과 제작 과정, 자신의 생각과 개인적 모습을 콘텐츠화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예술 노동과 인플루언서 노동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Bishop, 2025).

이 관점에서 CLICKISM은 매우 동시대적인 현상이다.


알베르 키위가 “1,000만 원이라고 쓰고 발견 가능성이라 읽는다”고 말하는 순간 가격은 판매를 위한 숫자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가격은 클릭을 발생시키는 기호가 된다.


사람들은 작품을 좋아해서 클릭할 수도 있지만 가격이 이해되지 않아서 클릭할 수도 있다. 작품에 동의하지 않아 댓글을 남길 수도 있고, 가격을 조롱하기 위해 콘텐츠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이 모든 행동은 플랫폼의 관점에서는 ‘관심’이라는 하나의 지표로 전환될 수 있다.

따라서 CLICKISM의 흥미로운 지점은 가치와 비가치, 호감과 비호감을 하나의 클릭 경제 안에서 뒤섞는다는 데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CLICKISM의 첫 번째 한계가 나타난다.


클릭을 많이 얻는 행위와 클릭이라는 사회적 행위를 비평하는 것은 동일하지 않다.

논란을 유도하는 가격과 이미지를 제시해 높은 조회수를 얻는다면 그것은 훌륭한 플랫폼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플랫폼의 작동원리를 비판적으로 드러내는 예술적 실천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CLICKISM이 하나의 현대미술적 방법론이 되기 위해서는 “클릭을 얻었다”는 결과를 넘어 클릭이 어떠한 가치와 폭력을 생산하는지까지 작업 내부에서 드러낼 필요가 있다.





4. 가격은 작품의 결과인가, 작품의 재료인가

알베르 키위를 둘러싼 논쟁에서 가장 강력한 장치는 가격이다.

미술시장에서는 작품가격이 작품의 객관적 품질을 단순하게 환산한 값이라고 보기 어렵다. 정보가 제한된 시장에서 가격과 작가의 브랜드 자체가 작품가치를 판단하도록 하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Angelini 등의 연구는 미술시장에서 작품가격과 작가 브랜드가 정보 비대칭 상황에서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음을 다룬다.


따라서 “이 작품은 1,000만 원이다”라는 선언은 단순한 가격표 이상으로 작동할 수 있다.





통상적인 사고방식에서는 작품의 가치가 먼저 존재하고 가격이 그 결과로 책정된다.


작품 가치 → 가격





그러나 강한 가격 선언은 이 관계를 뒤집는다.


가격 → 관심 → 논쟁 → 가시성 → 가치에 대한 재평가


라는 새로운 회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알베르 키위의 가격 전략은 흥미롭다. 작품을 바라본 뒤 가격을 확인하게 만드는 대신 가격을 먼저 접하게 하여 작품을 바라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전략에는 명확한 위험이 존재한다.

작품에 대한 모든 담론이 “왜 1,000만 원인가”라는 질문으로 수렴하면 작품은 가격을 사유하게 하는 장치가 되는 동시에 가격 없이는 관심을 유지하기 어려운 대상이 될 수 있다.

가격이 작품을 확장하는가.

혹은 가격이 작품을 대신하고 있는가.

바로 이 질문이 중요하다.




5. 클릭의 이면: 발견된 예술가의 고난

플랫폼 시대에서 ‘발견된다’는 것은 반드시 축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플랫폼에 자신을 지속적으로 공개하는 인물들은 가시성이 높아질수록 자신이 원하는 관객과 자신이 원하지 않는 관객 모두에게 동시에 노출된다. Jeehyun Jenny Lee는 이를 ‘unwanted visibility’의 문제로 접근하며 알고리즘적 가시성이 문화생산자에게 기회뿐 아니라 해로운 노출을 가져올 수 있음을 분석한다. 연구대상의 구체적 젠더와 문화적 조건은 알베르 키위의 사례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동일시할 수는 없지만, 가시성 자체를 무조건적인 자산으로 간주할 수 없다는 이론적 관점은 유효하다(Lee, 2025).


이 문제는 알베르 키위의 현재적 상황을 생각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작가가 자신을 적극적으로 노출시키면 대중은 더 이상 작품만 평가하지 않는다. 가격을 말하는 방식, 작가의 얼굴, 목소리, 태도, 삶의 방식까지 콘텐츠가 된다.


여기서 비평과 공격 사이의 경계가 중요해진다.

“이 작품은 1,000만 원의 미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라는 주장은 작품과 시장전략에 대한 비평이 될 수 있다.


반면 작가의 외모, 인격, 인간적 가치 등을 조롱하는 것은 작품 비평과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Cover 외의 연구는 공적 가시성을 가진 인물이 직업적 필요 때문에 지속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참여해야 하며, 그 결과 일반 이용자보다 온라인 공격과 괴롭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해당 연구는 trolling, harassment, pile-on과 같은 직접적 공격을 온라인 학대의 한 범주로 다루며, 높은 가시성이 피해를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본다(Cover et al., 2024).

여기에서 CLICKISM은 예상하지 못했던 중요한 국면을 맞는다.


클릭은 작가를 발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클릭은 작가를 공격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그를 발견시킨다.

따라서 클릭의 문제는 더 이상 홍보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발견하는가”에서

“발견된 인간에게 무슨 일이 발생하는가”로 질문이 이동한다.





6. 고난은 작품이 될 수 있는가

그러나 여기에서 또 하나의 주의가 필요하다.

작가가 악플과 인격적 공격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작업이 중요한 현대미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술가의 고통이 곧 예술적 가치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더욱 위험한 해석은 작품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작품의 성공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면 작품이 성공한 것이고,

사람들이 비판해도 논쟁을 만들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며,

악플이 발생해도 사회의 폭력성을 드러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말한다면 그 작업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결과를 작품의 성공으로 해석할 수 있는 구조는 비평적으로 취약하다.


따라서 알베르 키위가 경험하는 고난을 CLICKISM의 일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작가 자신의 고통을 낭만화하는 대신 그것을 어떻게 작품의 언어로 번역하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작품의 조회수, 악플, 삭제된 댓글, 신고, 공유, 가격변화, 구매자 반응 등이 작업의 형식에 실제로 개입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조회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가격이 변화하거나,

작품에 달린 댓글이 다음 작품의 형태를 결정하거나,

작품의 판매와 재판매 기록 전체가 공개되거나,

악플과 삭제의 과정이 아카이브되어 설치작품으로 전환된다면,

플랫폼에서 발생한 사건은 작가의 주변적 에피소드에서 작품을 구성하는 재료로 이동할 수 있다.

이것이 CLICKISM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7. 자기노출은 예술적 실천인가

Boris Groys는 현대의 공적 공간에서 자기 자신을 어떻게 제시하고 디자인하는가가 중요한 미학적 문제가 되었다고 논의한다. ‘Self-Design’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오늘날 예술가는 작품만 디자인하는 주체가 아니라 자신의 공적 이미지까지 디자인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Groys, 2009).


알베르 키위의 실천 역시 이러한 자기디자인의 극단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화하고,

작품의 이미지를 반복하며,

가격을 선언하고,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며,

대중의 반응을 다시 콘텐츠화한다.

이 과정에서 “알베르 키위”라는 인물 자체가 하나의 매체가 된다.

그러나 자기노출을 예술적 실천으로 평가하려면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노출 자체가 목적이어서는 부족하다.

그 노출을 통해 동시대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가 어떻게 측정되고, 이미지가 어떻게 유통되고, 알고리즘이 어떻게 주목을 배분하며, 대중이 어떻게 개인을 소비하는지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 관점에서 현재의 알베르 키위를 완성된 플랫폼 비평의 작가로 규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오히려 그가 흥미로운 이유는 성공과 실패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플랫폼의 작동방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동시에 그 플랫폼이 생산한 가시성의 폭력에 노출된다.

그는 가격을 자신의 브랜드를 만드는 신호로 사용한다.

동시에 그 가격 때문에 대중의 거센 평가에 직면한다.

그는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콘텐츠로 전환한다.

동시에 자신의 인간적 존재까지 콘텐츠처럼 소비되는 위험을 감당해야 한다.

이러한 모순은 CLICKISM의 한계인 동시에 향후 작업을 확장할 수 있는 지점이다.




8. 현대미술 실천의 조건

Howard S. Becker는 예술을 고립된 개인의 창조행위로 바라보기보다 작가, 딜러, 비평가, 관객, 공급자 등 다양한 행위자가 함께 생산하는 ‘Art Worlds’의 구조로 설명했다(Becker, 1982).

이 관점에서 보면 작가가 새로운 개념의 탄생을 스스로 선언하는 것만으로 그것이 곧 미술사적 개념으로 정착하는 것은 아니다.

CLICKISM 역시 마찬가지다.


작가가 CLICKISM을 선언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을 지속 가능한 미학적 개념으로 만드는 과정에는 작품, 전시, 관객, 비평, 연구, 시장과 제도가 함께 개입한다.

따라서 알베르 키위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로 CLICKISM을 선언하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그 개념을 작가 자신으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른 비평가가 CLICKISM을 비판할 수 있어야 하고,

큐레이터가 작가의 설명과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전시할 수 있어야 하며,

연구자가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문제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작가의 자기설명을 확인하는 담론만 존재한다면 개념은 브랜드 슬로건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작가의 의도를 넘어서는 비평과 논쟁을 견딜 수 있을 때 하나의 현대미술적 실천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생긴다.




9. 유의미한 실천일까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알베르 키위의 실천은 유의미한가.

현재 단계에서 이 질문에 단순히 긍정이나 부정으로 답하기는 어렵다.

그가 많은 클릭을 얻었다는 사실은 작품의 예술성을 자동적으로 증명하지 않는다.

1,000만 원이라는 가격으로 논쟁을 발생시켰다는 사실 역시 예술적 성취의 충분조건이 아니다.

악플과 인격적 공격을 경험한다는 사실도 작품의 미학적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사례에서 유의미한 문제는 분명 발생하고 있다.


예술가는 오늘날 작품만 제작할 수 있는가.

작가는 자기 자신을 얼마나 노출해야 생존할 수 있는가.

SNS의 숫자는 작가의 가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작품가격은 작품가치의 결과인가, 가치 생산을 위한 신호인가.

비평은 언제 집단적 공격으로 변하는가.


그리고 예술가는 이러한 공격까지 자신의 창작 과정에서 감당해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알베르 키위 한 명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플랫폼에 자신의 작업을 지속적으로 게시해야 하는 동시대 예술가들이 공통으로 마주하고 있는 조건이다.

그런 점에서 알베르 키위의 현재적 의미는 CLICKISM이라는 개념이 이미 완성되었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작가 자신이 CLICKISM이 만들어낸 모순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데 있다.




결론

본 연구는 알베르 키위의 CLICKISM과 자기브랜딩 전략을 통해 플랫폼 시대 현대미술의 실천이 직면하고 있는 몇 가지 한계를 살펴보았다.

첫째, 동시대 예술가에게 작품 생산과 자기홍보는 점차 분리하기 어려운 활동이 되고 있다. SNS 플랫폼에서는 예술가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은 예술가와 인플루언서 사이의 노동방식이 부분적으로 중첩되는 조건을 만든다.

둘째, 알베르 키위의 CLICKISM과 가격 전략은 이러한 플랫폼 환경을 매우 직접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가격을 강한 기호로 제시함으로써 작품에 대한 관심과 논쟁을 발생시키는 방식은 가격이 작품의 결과인지 가치 생산을 위한 장치인지 질문하게 한다.

셋째, 가시성의 확대는 작가에게 긍정적인 관심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발견 가능성이 증가하면 비판과 조롱, 원하지 않는 노출의 가능성도 함께 증가한다. 온라인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을 노출해야 하는 공적 인물에게 이러한 가시성이 상당한 부담과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은 플랫폼 연구에서도 지적된다.


그러나 고난 자체를 예술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한 인간이 공격받고 있다는 사실을 작품의 성공을 증명하는 재료로 소비하는 순간 또 다른 폭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CLICKISM의 가능성은 작가가 얼마나 많은 악플을 견디는가에 달려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클릭을 통해 발생한 관심, 가격, 욕망, 공격, 불안, 소진의 구조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예술의 언어로 변환할 수 있는가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알베르 키위는 하나의 결론이라기보다 하나의 질문에 가깝다.

그가 보여주는 것은 성공한 자기브랜딩의 방법론만도 아니며, 플랫폼을 비판하는 완성된 개념미술의 모델만도 아니다.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동시대 예술가의 모습이다.


그리고 바로 그 불안정성이 알베르 키위의 사례를 연구할 이유가 된다.

클릭은 예술가를 발견하게 한다.

그러나 발견된 예술가는 그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결국 CLICKISM이 유의미한 현대미술의 실천으로 남을 수 있는지는 얼마나 많은 클릭을 생산했는가보다 그 클릭이 인간과 예술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얼마나 깊이 보여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참고문헌



국내문헌

김수용·정윤희·권병웅(2022), 「스토리텔링마케팅이 시각예술가의 브랜드 이미지와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 『기초조형학연구』, 23(6), 69-83. DOI: 10.47294/KSBDA.23.6.5.

박주선(2019), 「작가 브랜딩(Artist Branding) 연구: 이우환을 중심으로」,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이지수·전종우(2023), 「미술에 있어서의 퍼스널 브랜딩: 사례연구와 미술계 종사자의 심층 인터뷰를 중심으로」, 『문화와융합』, 45(5), 305-317.


국외문헌

Becker, H. S. (1982), Art Worlds, Berkeley: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Bishop, S. (2025), “Influencer creep: How artists strategically navigate the platformisation of art worlds,” New Media & Society, 27(4), 2109-2126. DOI: 10.1177/14614448231206090.

Cotter, K. (2019), “Playing the visibility game: How digital influencers and algorithms negotiate influence on Instagram,” New Media & Society, 21(4), 895-913. DOI: 10.1177/1461444818815684.

Cover, R., Henry, N., Huynh, T. B., Gleave, J., Grechyn, V. & Greenfield, S. (2024), “Platform policy and online abuse: Understanding differential protections for public figures,” Convergence: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Research into New Media Technologies, 30(6), 2152-2167. DOI: 10.1177/13548565241253907.

Groys, B. (2009), “Self-Design and Aesthetic Responsibility,” e-flux journal, No. 7.

Lee, J. J. (2025), “Managing unwanted visibility: how transnational Korean women content creators experience and manage harmful algorithmic visibility on global social media,” Information, Communication & Society, 28(13), 2396-2412. DOI: 10.1080/1369118X.2025.2518586.

Schroeder, J. E. (2005), “The Artist and the Brand,” European Journal of Marketing, 39(11/12), 1291-1305. DOI: 10.1108/03090560510623262.


사례자료

FAKE Magazine, 「ALBERT KIWI(알베르 키위)」, 작가 인터뷰. 작가는 인터뷰에서 2014년부터 알베르 키위라는 이름으로 작업해왔으며 자신의 제작방식과 SNS 활용 등에 관해 설명한다.

서미애(2025), 「예술과 창의성 경계 허문다…알베르 키위 개인전」, 『서울신문』, 2025.6.25. 2025년 개인전의 Chip Frame 작업 및 작가의 작업 개념을 확인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였다.


Albert Kiwi, Instagram @albert_kiwi. CLICKISM, MicroForm Artist 등의 자기정의와 가격·발견 가능성에 관한 작가의 발언을 분석하기 위한 1차 자료로 활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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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성(작성자), 「큐레토리얼 피라미드의 하류에서」(글제목), 아이테르 범일가옥,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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