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기사원문
전통시장 옆 예술공간, 젠트리피케이션에 내몰린 삶 껴안다
“예쁜 작품이 아닌, 사회적 주제를 직설적으로 다뤄 피부에 와 닿게 하는 작품들로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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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엽 작가, 외인자살. 아이테르 제공 |
부산청년예술단체 아이테르는 오는 30일까지 기획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둥지내몰림)’을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아이테르는 지난 6월 ‘참여’ ‘나눔’의 가치 아래 지역 신진작가에게 전시 공간을 지원하고, 주민에게는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부산의 20대 작가 10명과 미술 애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로, 회원 기부금으로만 운영한다. 공간은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진시장 인근 상가 건물 4·5층에 꾸렸다. 4층은 무인으로 운영하는 전시관(69㎡)으로, 5층은 사무실(미팅룸)로 활용한다. 아이테르 공명성 대표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공간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산진시장 인근에 전시관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여는 기획전 ‘젠트리피케이션’은 부산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둥지내몰림’ 현상에 주목한다. 비디오아트 설치 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5점으로 구성했다. 이주엽 김형경 작가가 참여했으며, 공명성 대표가 전반적인 기획을 맡았다.
전시는 전시관 밖에서부터 시작된다. 전시관 초입인 건물 4층 계단에 들어서면 어지럽게 설치한 노란 ‘폴리스라인’이 스산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환한 불빛 아래 작품을 소개하는 여느 갤러리와 달리, 전시관 내부도 조명을 최소화하고 옅은 연무를 깔아 주제에 걸맞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주엽 김형경 두 작가는 터전을 잃은 원주민의 고통, 난개발로 인한 지역성의 상실 등 젠트리피케이션이 초래한 문제를 작품에 담았다. 전시관을 찾으면 재개발을 원하는 자본과 그로부터 떠밀려 나가는 원주민을 대비시킨 회화 ‘대척’, 지역주민과 예술인이 떠난 텅 빈 터전을 영상으로 담은 ‘비디오1’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공명성 대표는 “부산 전역에서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실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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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옆 예술공간, 젠트리피케이션에 내몰린 삶 껴안다
“예쁜 작품이 아닌, 사회적 주제를 직설적으로 다뤄 피부에 와 닿게 하는 작품들로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부산청년예술단체 아이테르는 오는 30일까지 기획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둥지내몰림)’을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아이테르는 지난 6월 ‘참여’ ‘나눔’의 가치 아래 지역 신진작가에게 전시 공간을 지원하고, 주민에게는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부산의 20대 작가 10명과 미술 애호가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로, 회원 기부금으로만 운영한다. 공간은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진시장 인근 상가 건물 4·5층에 꾸렸다. 4층은 무인으로 운영하는 전시관(69㎡)으로, 5층은 사무실(미팅룸)로 활용한다. 아이테르 공명성 대표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공간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부산진시장 인근에 전시관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여는 기획전 ‘젠트리피케이션’은 부산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둥지내몰림’ 현상에 주목한다. 비디오아트 설치 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5점으로 구성했다. 이주엽 김형경 작가가 참여했으며, 공명성 대표가 전반적인 기획을 맡았다.
전시는 전시관 밖에서부터 시작된다. 전시관 초입인 건물 4층 계단에 들어서면 어지럽게 설치한 노란 ‘폴리스라인’이 스산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환한 불빛 아래 작품을 소개하는 여느 갤러리와 달리, 전시관 내부도 조명을 최소화하고 옅은 연무를 깔아 주제에 걸맞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주엽 김형경 두 작가는 터전을 잃은 원주민의 고통, 난개발로 인한 지역성의 상실 등 젠트리피케이션이 초래한 문제를 작품에 담았다. 전시관을 찾으면 재개발을 원하는 자본과 그로부터 떠밀려 나가는 원주민을 대비시킨 회화 ‘대척’, 지역주민과 예술인이 떠난 텅 빈 터전을 영상으로 담은 ‘비디오1’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공명성 대표는 “부산 전역에서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실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