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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코리안 큐레토리얼 관점에서 본 서울대 암실과 「비선택 전시」

202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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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전시동아리 암실은 단순히 학내 취미 모임이나 아마추어 전시 플랫폼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의 행보는 한국 사회의 압축적 성장 과정 속에서 파생된 ‘보이지 않는 노동’과 ‘주류로 편입되지 못한 젊은 세대의 예술 언어’를 전시라는 실험적 장치로 끌어올리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최근의 **「비선택 전시」**는 코리안 큐레토리얼(Korean Curatorial)의 핵심 문제의식을 실질적으로 드러낸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비선택’이라는 주제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경쟁 구조, 필연적으로 배제되는 다수의 서사, 그리고 예술가가 작품 활동 과정에서 마주치는 사회적·경제적 조건을 직접적으로 환기한다. 코리안 큐레토리얼은 늘 ‘누가 선택되고, 누가 배제되는가’라는 문제를 중심에 둔다. 이 전시는 학내외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스스로의 서사를 작품화하고, 그것을 기획팀과 함께 전시로 구현한다는 점에서 기존 제도권 미술관이나 상업 갤러리의 선택 구조와는 다른 ‘비선택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한국 사회의 제도적 구조가 쉽게 담아내지 못하는 주변부의 목소리를 전시장으로 불러들이는 시도로, 곧 코리안 큐레토리얼이 지향하는 ‘사회적 맥락의 전시 언어화’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

또한 암실의 방식은 자생적 예술 생태계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작가와 기획자가 모두 학생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노동의 전문성과 미숙함을 동시에 끌어안고, 그 불완전함 자체를 전시의 언어로 치환한다. 이는 서구식 미술 제도가 강조하는 ‘완결된 작품’이나 ‘전문적 큐레이팅’과 다른 결을 가진다. 오히려 한국 사회 특유의 ‘불완전하지만 끝내 밀어붙이는 에너지’를 전시장 안에서 재현하는 방식이며, 이는 범일가옥, 영도문화도시, 송정마리나 같은 로컬 실험 공간과도 통한다. 암실의 전시는 완벽한 제도적 틀 안에서가 아니라, 틈새와 균열 속에서 서사를 발굴하는 한국적 기획의 모델로 볼 수 있다.

「비선택 전시」의 의의는 또한 세대적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의 20대는 치열한 입시, 취업 경쟁, 사회적 불평등 속에서 ‘선택되지 못한 경험’을 거의 보편적으로 공유한다. 암실은 이러한 세대적 감각을 예술로 전환하고, 전시 공간을 ‘공유된 불안과 연대의 장’으로 구성했다. 이는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전시 자체가 사회적 치유와 집단적 사유의 장이 되는 가능성을 열었다. 코리안 큐레토리얼이 강조하는 ‘공동체적 서사의 발굴’이 바로 이 지점에서 구현된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점은, 암실의 전시가 희망의 정치학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선택’은 곧 배제와 소외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선택받지 못한 이들이 모여 또 다른 장을 열 때, 그 장은 제도와 시장이 담아내지 못한 실험적이고 급진적인 목소리로 채워진다. 암실은 바로 이 지점에서 미래를 제시한다. 선택되지 못한 것들을 모아 하나의 ‘다른 선택지’를 창출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코리안 큐레토리얼이 한국적 맥락에서 구축하고자 하는 비평적·실천적 기획 언어이다.

따라서 암실은 단순한 대학생 동아리가 아니라, 한국 미술계가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작동한다. 비제도권, 비상업적, 비전문적이라는 ‘비-’의 조건들이 오히려 전시의 언어가 되고, 이는 새로운 큐레이토리얼 가능성을 연다. 「비선택 전시」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가 선택하지 못한 삶의 서사들이 모일 때, 오히려 새로운 예술적 선택지가 열린다. 이는 한국 사회의 불균형과 단절을 예술적 언어로 해소하려는 시도이자, 코리안 큐레토리얼이 꿈꾸는 미래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미술감독공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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