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태피스트리의 선구자 바티마 자우르베코바, 80주년 기념전 《Threads of Heritage》 개최 / 아이테르 미술전시기획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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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ima Zaurbekova, Gifts of the Sea. © and courtesy of Batima Zaurbekova. 



카자흐스탄 태피스트리의 선구자 바티마 자우르베코바, 80주년 기념전 《Threads of Heritage》 개최



카자흐스탄 국립 아빌칸 카스테예프 미술관은 카자흐스탄 태피스트리 미술의 선구자이자 국가를 대표하는 예술가 바티마 자우르베코바(Batima Zaurbekova)의 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회고전 《Threads of Heritage》를 오는 9월 25일부터 11월 8일까지 알마티에서 개최한다.

알리나 페도로비치(Alina Fedorovich)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미술관 소장품과 작가 가족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태피스트리, 회화, 드로잉 등 8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자우르베코바가 50여 년에 걸쳐 구축해온 작업 세계를 통해 카자흐스탄 전통 공예와 현대미술이 어떻게 새로운 시각언어로 결합해왔는지를 조망한다.


태피스트리는 물감 대신 색실을 직조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섬유예술이다. 카자흐스탄에서는 20세기 후반 전통 카펫 직조와 펠트 장식의 조형적 유산을 현대회화의 언어와 결합하면서 독자적인 ‘카자흐 태피스트리’의 흐름이 형성됐다. 바티마 자우르베코바는 이러한 흐름을 개척한 핵심 작가 중 한 명이다. 민속적 문양과 유목문화, 전통 의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현대적인 구도와 상징체계 안에 재구성하며 카자흐스탄 섬유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왔다.


전시는 서로 연결된 세 개의 공간을 따라 구성된다. 첫 번째 공간에서는 카자흐스탄의 전통 장식·응용미술과 자우르베코바의 작품을 함께 살펴보며 작가의 미학적 뿌리를 짚는다. 전시장의 건축적 구조는 작가의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호자 아흐메드 야사위 영묘(Mausoleum of Khoja Ahmed Yasawi)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집과 안식처, 정신적 피난처를 상징한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결합, 물질과 노동의 신성성이라는 작가의 주요 주제와 연결된다.


두 번째 공간에서는 작가의 작업을 여러 주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개방적인 전시 구조를 통해 관람객은 작품을 다양한 방향에서 바라보고 서로 다른 작업 사이의 관계를 자유롭게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카자흐스탄의 문화적 맥락을 반영한 음악적 사운드스케이프가 더해져 작품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확장한다.

마지막 공간은 자우르베코바가 바라본 여성의 이미지에 집중한다. 공간 중앙에는 카자흐 전통 유르트의 지붕을 구성하는 상징적 구조물 ‘샤니락(shanyrak)’이 설치되며, 주변에는 전통 복식을 착용한 카자흐 여성들의 초상이 배치된다. 여성은 이 공간에서 가족과 세대의 연속성, 삶의 순환을 이어가는 존재로 제시된다. 작가의 기록영상과 아카이브 사진, 관람객이 직접 직조의 원리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용 베틀 역시 함께 선보인다.


1946년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자우르베코바는 재봉사였던 어머니 비비칸(Bibikhan)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바느질과 섬유공예를 접했다. 1964년 알마아타 미술학교에 입학해 장식미술을 전공했으며, 1969년 졸업 이후 본격적으로 태피스트리 작업에 집중했다. 초기에는 소규모 작품을 통해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이어갔고, 1970년대 카자흐스탄에서 태피스트리가 본격적인 순수미술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1977년에는 알마티 호텔 카자흐스탄 연회장을 위한 대형 태피스트리 《Rainbow》 제작에 참여했으며, 해당 작품은 1979년 완성됐다. 이후 1980년 K. 티니베코프, E. 니콜라예바, I. 야레마 등과 함께 카자흐 SSR 쇼칸 발리하노프 국가상을 수상했다. 1980년대부터는 유목문화와 전통 의례, 타므갈리 암각화의 이미지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작업의 상징적 성격을 확장했고, 1990년대에는 고대 실크로드와 투르키스탄, 호자 아흐메드 야사위 영묘를 주제로 한 연작을 제작했다.


현재까지 자우르베코바가 제작한 태피스트리와 회화는 200여 점에 이른다. 작품은 알마티 아빌칸 카스테예프 국립미술관을 비롯한 카자흐스탄 주요 공공 컬렉션에 소장돼 있으며, 이 가운데 18점은 국가 문화유산의 일부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국이 위치한 팔레 데 나시옹(Palais des Nations)을 위해 네 점의 대형 태피스트리를 제작했으며, 유럽과 북미를 포함한 여러 지역의 개인 컬렉션에도 작품이 소장돼 있다.


《Threads of Heritage》는 단순히 한 예술가의 작업을 정리하는 회고전을 넘어, 오랫동안 공예의 영역으로 인식되어온 태피스트리를 동시대적 미술매체로 다시 바라본다. 자우르베코바의 작품을 통해 전통은 과거에 머무르는 고정된 유산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언어를 생성하는 현재적 자원으로 제시된다. 수십 년 전에 제작된 작품들은 오늘날에도 집과 기억, 자연, 여성, 세대의 연속성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하며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직조된 시간으로 연결한다.


전시는 미술사 연구자와 컬렉터를 비롯해 디자이너, 건축가, 예술가 등 전통문화와 현대적 시각표현의 관계에 관심을 가진 폭넓은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다.



전시명: Batima Zaurbekova: Threads of Heritage
작가: Batima Zaurbekova
기간: 2026년 9월 25일–11월 8일
장소: The Abylkhan Kasteyev National Museum of Arts of the Republic of Kazakhstan
주소: КӨКТЕМ – 3, 22/1, Almaty, Kazakhstan
기획: Alina Fedorovich
문의: Alexia Menikou / am@alexiameniko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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