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름 개인전 《The Plural》 제15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기념전 / 아이테르 미술전시기획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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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of 15th DOOSAN Yonkang Arts Awards Recipient Yeoreum Jeong’s solo exhibition The Plural, DOOSAN Art Center DOOSAN Gallery, Seoul, 2026. Photo: Euirock Lee. © DOOSAN Art Center.



정여름 개인전 《The Plural》
제15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기념전




2026. 8. 26.–10. 17.
두산아트센터 두산갤러리


두산아트센터 두산갤러리는 제15회 두산연강예술상 미술부문 수상작가 정여름의 개인전 《The Plural》을 2026년 8월 26일부터 10월 1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과 베트남을 비롯한 동아시아 냉전의 역사, 그리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따라 이어지는 지정학적 공간을 배경으로 쉽게 정의할 수 없는 ‘힘’의 작동 방식과 그 안에서 이동하는 개인들을 추적한다.

정여름은 특정 장소에 장기간 머물며 그곳에 축적된 시간과 기억을 관찰하고 연구해왔다. 직접 바라볼 수 없는 장소에 접근하기 위해 시각 장치와 전쟁 기술을 연구하고, 역사적 기록과 현재의 풍경을 교차시키면서 공식적인 기록에서 탈락한 기억과 어긋난 시간을 복원한다. 공적 아카이브와 개인의 기억, 추측과 상상을 중첩하며 서로 다른 시공간의 흔적을 하나의 서사 안에 병치하는 방식이다.

신작 영상 〈The Plural〉(2026)은 한 인물의 자서전에서 출발한다. 1920년대 아버지를 찾아 고향을 떠난 한 사람이 베트남을 비롯한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동아시아를 휩쓴 정치적 격변과 마주했던 여정을 따라간다. 작품은 다큐멘터리의 언어를 차용하면서 개인의 선택이 거대한 역사의 흐름과 교차하는 순간들을 포착한다. 화면 속에는 과거의 사건과 오늘날의 장소, 서로 다른 질감과 비율의 이미지가 중첩되고, 그 사이를 같은 시대를 통과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시선이 멀어질수록 개별 인물은 사라지고 이름과 얼굴을 알 수 없는 집단의 존재가 남는다.


함께 선보이는 〈The Shepherd〉(2026)와 〈Apron of the Low Place〉(2026)는 역사적 힘의 바깥에서 목적지와 귀환할 장소를 잃어버린 존재들을 다룬다. 〈The Shepherd〉의 화자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체취를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유일한 흔적처럼 간직한 채 풍경을 떠돈다. 방향을 잃기 위한 이동을 계속하며, 이동 자체를 자신에게 허락된 하나의 집으로 받아들인다. 〈Apron of the Low Place〉에서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붙잡을 수 있는 손을 가진 주인을 섬기는 인물이 등장한다. 삶을 유지하기 위한 행위가 역설적으로 그 삶을 소진시키며, 예측할 수 없는 힘의 움직임은 개인과 개인 사이의 관계를 끊임없이 재배치한다.

전시 제목 ‘The Plural’은 하나의 집단으로 묶이면서도 각기 다른 삶과 방향을 가진 복수의 개인들을 가리킨다. 정여름은 거대한 정치적·역사적 힘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사람들, 자신의 장소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 이름 없이 이동하는 개인들을 바라본다. 그들이 향하는 곳이 어디인지, 그 방향이 옳은지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서로 다른 방향으로 힘이 이동하는 순간,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목격하는 증인이 된다.


《The Plural》은 역사를 거대한 사건의 연속으로 바라보기보다 그 안에서 사라지고 이동하며 살아남았던 개별 존재들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도록 요청한다. 결국 남는 질문은 이들 각각을 어떤 언어와 이름으로 부를 것인가에 있다.

정여름(1994년생)은 공간과 기억 사이의 관계를 시각언어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SeMA 벙커(2023), 합정지구(2021)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Muzeum Sztuki Nowoczesnej(2026), 두산아트센터(2024), 하이트컬렉션(2023)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주요 영화제에서도 작품을 선보였으며, 2024년 제15회 두산연강예술상 미술부문을 수상했다.



전시 정보
정여름 Yeoreum Jeong
《The Plural》
2026년 8월 26일–10월 17일
두산아트센터 두산갤러리
서울 종로구 종로33길 15
www.doosan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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