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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평론[9월호] #전시평론 - 올해의 작가전 vs 안티 셀프 : 나에 반하여

곽찬
2025-10-02
조회수 279


Title : 올해의 작가전 vs 안티 셀프

Keyword : 올해의 작가전, 아르코미술관, 안티 셀프, 동양화, 김지평, 동시대 미술

Writer: 곽찬


Main text: 

4789b86e8cfbc.jpg

캐리(2017,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전"과 아르코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안티 셀프 : 나에 반하여" 를 봤다. 흥미로운 것은 둘 다 김지평 작가에 대해 주목했으나 물리적 한계로 인해 큐레이션은 달라졌다. 다음은 각 미술관에서 작가를 소개하는 방식이다. 우연찮게 연달아 두 전시를 보게 되었는데, 혹 다른 분들도 두 전시를 비교하고 연계해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두 전시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김지평은 ‘동양화’의 개념과 기법에 들어 있는 전통적 세계관과 보는 방식을 비평적으로 해석해 왔다. 작가는 공인된 전통이 이미 근대성의 일부가 되었다고 보고 그간 전통이 스스로 배제해 온 재야의 미술, 야생의 사고, 신화의 상상력을 다시 길어 올리려 한다.

김지평은 오랫동안 ‘동양화’에 담긴 전통적인 세계관과 시각 방식을 비평적으로 해석해 왔습니다. 그의 작업은 ‘동양/서양’, ‘전통/현대’ 같은 이분법을 넘어, 언제나 혼종적이고 다층적인 시선을 제안합니다.

작가는 ‘전통’을 고정된 틀이 아니라 끊임없이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열린 장소로 바라봅니다. 특정 사회나 집단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따라온 믿음과 원칙, 행동 방식과 신념도 시대와 환경, 사회적 맥락에 따라 변할 수 있죠. 그래서, 김지평은 상실된 전통을 억지로 복원하거나 애도하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빈 자리를 통해 새로운 서사와 가능성을 발견하는 작업을 해나가는데요, 책가도나 산수화, 장황 같은 동아시아의 전통 미술 형식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작가는 이들을 박제된 과거로 바라보는 대신, 그 안에 층층이 쌓여 있는 권력과 욕망, 누락된 이야기들과 그 사이의 틈새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그 빈 공간에서 과거를 다시 쓰고, 보이지 않던 주변 존재들의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 올해의 작가전(소개문과 브로슈어 중)


김지평은 미술사, 문헌, 동양화 주류 담론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전통에 주목한다. 작가는 금기시되거나 배제되어 온 동양화의 재료와 소재, 개념을 되살린다. 또한, 신화, 민담 등의 구전서사, 민화와 같이 이름 없는 화가가 그린 엉성한 그림, 경계 밖에 있는 이질적 존재들을 소환하여 제도화된 전통의 틈새에서 누락된 것들을 발견하고자 한다.

[중략]

김지평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설처럼 기록된 숨은 화가들, 이름 없는 민중 화가와 같이 ‘재야의 고수’에 의해 그려진 그림, 다시 말해 미술사와 전통에서 다루지 않는 그림의 이야기를 전한다. ‘없는 그림’은 잠재된 이야기가 펼쳐지는 ‘재야의 이야기’이다. 그림에 대한 시, 평론, 일화 등 문헌적인 것에서 출발하여 부재하는 전통과 미술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없는 그림〉 연작은 서화의 전통을 재해석하는데, 글을 그대로 재현해 그리는 것이 아닌 재현 불가능성 자체를 회화의 방법론으로 삼는다. [하략]

작가는 오히려 ‘없는 전통’에 홀가분함을 느낀다고 말하며, 전통에 잠재되어 있는 가능성을 바라본다. 그 과정에서 ‘없는 전통’은 역설적으로 ‘있는’ 것으로서 복귀해 새로운 해석의 공간을 열어둔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그림에 설화 속 동물, 귀신, 전통 바깥에 놓인 여성, 작자 미상의 민화 같이 ‘먼 곳에서 온 친구들’을 초대한다. 작가의 작품에 소환된 역사에서 인지되지 못한 상상적, 타자적 존재들은 역동적 움직임의 에너지로 분출되며, 이는 전통에 대한 작가의 응답과도 같다.

아르코미술관 : 안티-셀프 : 나에 반하여(소개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작가의 방법론을, 아르코미술관에서는 소재와 개별 작품(많이 생략했으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조금 튀는 큐레이션이 있었는데, 캐리(2017)과 없는 그림(2021)이다. 캐리는 올해의 작가전에, 없는 그림은 아르코미술관에 걸려있다. 7be6387d3a3db.png

없는 그림은 전시의 핵심으로 기능하는 작품이다. 아르코미술관은 소개 문구의 앞쪽에서 해당 작품을 제시하고 있다. 동양화에 기록되지 않은 화가들에 대한 언술을 유리벽에 설치해 역사 밖의 작품들을 조명한다. 이 작품은 회화와 병풍 사이에서 입체로 기능하며 전시관 안에서도 돋보이는 위치에 있다. 본 작품은 재야, 주변에 관심이 있는 김지평 작가의 개성과 방법론을 잘 보여준다. 더불어 시각적인 방법론에 대해 이 작가가 얼마나 유연한지도 볼 수 있다.


그런 반면, 캐리는 그렇게 주목받는 작품은 아니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영화 "캐리"에서 모티프를 얻어 동양화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전시의 위치 상  입구 옆에 붙어있지만, 전시관 안에 입체적인 병풍과 구조물들이 워낙 많아 주변에 있는 작품처럼 보인다. 그러나 캐리는 김지평 작가가 보여주는 현대와 전통 사이의 해석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되지만, 올해의 작가전이 구성하는 작가에서는 "재야"로 밀려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두 전시 중 무엇이 뛰어나다는 것은 아니다. 전시를 명료히 비교하고 비평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냥 두 전시 중 흥미로웠던 작품을 공유하고 각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글을 이렇게 구성했다. 양해를 구한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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