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네 마음속에 전시
Keyword : 대안 이후의 공간, 프로젝트 해시태그, 참여
Writer: 곽찬
Main text: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국립현대미술관, http://2022.projecthashtag.net/
국립현대미술관은 "프로젝트 해시태그"라는 이름의 전시를 기획한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5회 진행되었으며 "각계각층의 작가, 기획자, 연구자 등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지향하며 미술관 전시 및 재현방식, 작품의 생산-제작-유통, 예술을 매개로 한 소통과 효용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고자 한"다는 방향을 지닌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작가 인터뷰_ 로스트에어, MMCA, https://www.youtube.com/watch?v=loeiGjQ9ZTo
작성자는 2022년, 2023년 전시를 관람한 바 있는데, 해당 전시에서 대안 이후의 공간을 예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 "로스트에어"의 전시 "레이지 지오메트리"와 팀 "랩삐"의 전시 "강냉이 털어 국현감"에서 대안 이후의 공간을 학습하고자 한다. 다만, 글을 읽기 전에 간단히 전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다.
레이브 지오메트리 - http://2022.projecthashtag.net/lost-air-first-pre-program-rave-geometry-acs-x-lost-air/
로스트 에어 작가 인터뷰 - https://www.youtube.com/watch?v=loeiGjQ9ZTo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 작품 기록 영상(랩삐의 전시 "강냉이 털어 국현감"은 3분 37초부터)- https://www.youtube.com/watch?v=V6mBbSs3XEU
랩삐 작가 인터뷰 - https://www.youtube.com/watch?v=3tNIBRAB-xY
단순히 해당 전시가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고 대안 이후의 공간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대안 공간을 찾겠답시고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을 가져오는 것도 아이러니다. 하지만 대안 공간의 연장선상에서 그들의 전시는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대안 공간을 그토록 찾아온 이유는 상업화된 미술 공간에 대한 저항, 미술관이 받아들이지 못한 새로운 형식(예를 들면 the kitchen과 같은)을 품을 공간, 지역사회에 대한 연결, 한정된 미술관 내러티브에 대한 저항, 그리고 무수한 이유들의 집합일 것이다. 프로젝트 해시태그의 기획 의도는 그러한 요소들을 직접적으로 수용하여 미술관 자체를 대안 공간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더 집중할 것은 그러한 대안 공간조차 탈출하는 프로젝트들의 모습이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중 랩삐의 "강냉이 털어 국현감"이나 로스트에어의 "레이브 지오메트리(Rave Geometry)"는 충분히 그러한 맥락에 연결된다. 더욱이 미술관에서 전시되었지만 해당 프로젝트가 미술관에서 온전히 전시되었는지도 질문해야 한다.
로스트에어는 인터뷰를 통해 "해당 전시로 클럽, 파티라는 단어를 점유하고 싶다"고 거듭 이야기한다. 해당 발언의 배경에는 영화 "아가씨"(2016)가 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2016)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인터넷에 "아가씨"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나타나던 다양한 이미지가 있었다. 그것은 여성의 스테레오타입을 고착화하고 어쩌면 여성을 억압하거나 개인의 정체성을 제한하는 것으로까지 기능하는 이미지들이었다. 그러나 해당 영화가 개봉하고 나자 아가씨의 스틸컷이 온라인 공간을 뒤덮으며 "아가씨"라는 키워드를 점유하기 시작했다. 로스트에어는 해당 내용을 인용하며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파티, 클럽"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점유하고 바꾸어가길 원한다고 말한다. 반대로 이야기한다면, 구글에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까지 그들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랩삐는 "강냉이 털어 국현감" 프로젝트에서 농사를 짓는 게임을 진행하여 그에 대한 보상으로 강냉이를 제공했다. 그들은 인터뷰에서 "게임을 통해 진행한 농사의 보상으로 얼마만큼의 강냉이가 제공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관객들은 해당 강냉이를 미술관 안에서 먹어도 되고 들고 나가도 된다. 강냉이가 주는 편익은 다양할 것이다. 맛도 그러할 것이고, 포만감도 그중 하나일 테다. 하지만 포만감은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아니므로 필연적으로 전시장 밖에서 확인된다. 관객들은 전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사회로 내쫓긴다. 작성자의 경우, 강냉이를 받았지만 바로 먹지 않았다. 대신 뒷주머니에 넣었고, 지하철에 탑승했다. 집에 도착해서 뒷주머니를 뒤졌다. 하지만 강냉이는 이미 다 부서졌다. 그제서야 나는 전시의 온전한 가치를 알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프로젝트"가 공간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전의 공간은 작품을 품고, 소유하고, 한정 지었다. 하지만 앙리 마티스가 "빨간 방"(1908)을 통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액자 바깥으로 몰아내듯 지금의 전시들 역시 관객들의 체험을 미술관 밖으로 몰아낸다. 프로젝트들은 이미 공간을 탈출하고 있기에 대안 이후의 공간은 프로젝트와 관객의 관계 사이에 놓일 것이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
AITHER
아이테르 / 갤러리 / 문화예술콘텐츠기획
DIRECTOR. GONG MYEONGSEONG.
ADDRESS. (48737) 21, BEONIL-RO 65BEON-GIL, DONG-GU, BUSAN, REPUBLIC OF KOREA.
PARKING : Jin Market public parking lot
4F EXHIBITION.
5F LOUNGE.
6F WAREHOUSE.
ONLINE CS. MON TO SAT 10:00-18:00.
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INSTA. @aither.kr | YOUTUBE. www.youtube.com/@AITHERART
FAX. 0504-322-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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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ion Trend ]
We look into domestic and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trends and share insights gained.
국내 및 해외학술지, 공공데이터 포털DB를 바탕으로 국내/외 미술전시 경향을 살펴보고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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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프로젝트 해시태그"라는 이름의 전시를 기획한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총 5회 진행되었으며 "각계각층의 작가, 기획자, 연구자 등이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지향하며 미술관 전시 및 재현방식, 작품의 생산-제작-유통, 예술을 매개로 한 소통과 효용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고자 한"다는 방향을 지닌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작가 인터뷰_ 로스트에어, MMCA, https://www.youtube.com/watch?v=loeiGjQ9ZTo
작성자는 2022년, 2023년 전시를 관람한 바 있는데, 해당 전시에서 대안 이후의 공간을 예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 "로스트에어"의 전시 "레이지 지오메트리"와 팀 "랩삐"의 전시 "강냉이 털어 국현감"에서 대안 이후의 공간을 학습하고자 한다. 다만, 글을 읽기 전에 간단히 전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다.
레이브 지오메트리 - http://2022.projecthashtag.net/lost-air-first-pre-program-rave-geometry-acs-x-lost-air/
로스트 에어 작가 인터뷰 - https://www.youtube.com/watch?v=loeiGjQ9ZTo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 작품 기록 영상(랩삐의 전시 "강냉이 털어 국현감"은 3분 37초부터)- https://www.youtube.com/watch?v=V6mBbSs3XEU
랩삐 작가 인터뷰 - https://www.youtube.com/watch?v=3tNIBRAB-xY
단순히 해당 전시가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고 대안 이후의 공간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대안 공간을 찾겠답시고 국립현대미술관의 기획을 가져오는 것도 아이러니다. 하지만 대안 공간의 연장선상에서 그들의 전시는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대안 공간을 그토록 찾아온 이유는 상업화된 미술 공간에 대한 저항, 미술관이 받아들이지 못한 새로운 형식(예를 들면 the kitchen과 같은)을 품을 공간, 지역사회에 대한 연결, 한정된 미술관 내러티브에 대한 저항, 그리고 무수한 이유들의 집합일 것이다. 프로젝트 해시태그의 기획 의도는 그러한 요소들을 직접적으로 수용하여 미술관 자체를 대안 공간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더 집중할 것은 그러한 대안 공간조차 탈출하는 프로젝트들의 모습이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중 랩삐의 "강냉이 털어 국현감"이나 로스트에어의 "레이브 지오메트리(Rave Geometry)"는 충분히 그러한 맥락에 연결된다. 더욱이 미술관에서 전시되었지만 해당 프로젝트가 미술관에서 온전히 전시되었는지도 질문해야 한다.
로스트에어는 인터뷰를 통해 "해당 전시로 클럽, 파티라는 단어를 점유하고 싶다"고 거듭 이야기한다. 해당 발언의 배경에는 영화 "아가씨"(2016)가 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2016)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인터넷에 "아가씨"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나타나던 다양한 이미지가 있었다. 그것은 여성의 스테레오타입을 고착화하고 어쩌면 여성을 억압하거나 개인의 정체성을 제한하는 것으로까지 기능하는 이미지들이었다. 그러나 해당 영화가 개봉하고 나자 아가씨의 스틸컷이 온라인 공간을 뒤덮으며 "아가씨"라는 키워드를 점유하기 시작했다. 로스트에어는 해당 내용을 인용하며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파티, 클럽"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들을 점유하고 바꾸어가길 원한다고 말한다. 반대로 이야기한다면, 구글에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까지 그들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극히 일부분이라는 것이다.
랩삐는 "강냉이 털어 국현감" 프로젝트에서 농사를 짓는 게임을 진행하여 그에 대한 보상으로 강냉이를 제공했다. 그들은 인터뷰에서 "게임을 통해 진행한 농사의 보상으로 얼마만큼의 강냉이가 제공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관객들은 해당 강냉이를 미술관 안에서 먹어도 되고 들고 나가도 된다. 강냉이가 주는 편익은 다양할 것이다. 맛도 그러할 것이고, 포만감도 그중 하나일 테다. 하지만 포만감은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아니므로 필연적으로 전시장 밖에서 확인된다. 관객들은 전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사회로 내쫓긴다. 작성자의 경우, 강냉이를 받았지만 바로 먹지 않았다. 대신 뒷주머니에 넣었고, 지하철에 탑승했다. 집에 도착해서 뒷주머니를 뒤졌다. 하지만 강냉이는 이미 다 부서졌다. 그제서야 나는 전시의 온전한 가치를 알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프로젝트"가 공간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전의 공간은 작품을 품고, 소유하고, 한정 지었다. 하지만 앙리 마티스가 "빨간 방"(1908)을 통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액자 바깥으로 몰아내듯 지금의 전시들 역시 관객들의 체험을 미술관 밖으로 몰아낸다. 프로젝트들은 이미 공간을 탈출하고 있기에 대안 이후의 공간은 프로젝트와 관객의 관계 사이에 놓일 것이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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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테르 / 갤러리 / 문화예술콘텐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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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ion Tr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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