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대안과 공간의 모순
Keyword :
Writer: 상하
Main text:
대안공간과 젠트리피케이션은 떼어낼 수 없는 구조에 갇혀있다. 예술이 거리에 특색을 불어넣으면 자본이 침투한다. 대안공간이 자생공간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과의 상생, 예술과 타 분야의 공생, 재단 혹은 기관과의 협력 등 느슨한 확장성을 가지는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 확장된 대안공간은 대안을 우선으로 해야 할까, 공간을 우선으로 해야 할까? 대안이 가지고 있는 성향 자체는 자본과 권위에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사회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공간은 시장의 논리를 따른다. 두 가지 모순된 개념으로 어떻게 명맥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공간의 정체성을 가진 대안 공간으로 모호주택과 비모어가 있다. 모호주택은 대구 북성로에 자리 잡고 있다. 북성로는 일제강점기 시절 대구역을 통해 일본 상인들이 유입되어 만들어진 상업 거리로, 전국에서 적산가옥과 근대의 흔적이 가장 잘 남아있는 곳이다. 지역의 맥락적 특성을 살리며 운영되는 모호주택은 전시와 클래스를 운영하며 동시에 사진과 디자인 스튜디오로도 사용되고 있다. 비모어는 울산의 폐공장을 개조하여 카페와 전시를 같이 운영하고 있다. 모호주택은 위치한 지역의 특성이 뚜렷해 그 맥락을 이어가며 대안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잘 드러났으며, 비모어는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드러나는 행보가 뚜렷해 스스로 공간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되 그 목적은 예술가와 예술을 위하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카페를 운영하며 대중이 예술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도 하고 있다.
예술과 다른 분야의 공간을 접목한 사례로는 부산의 F1963을 예시로 들 수 있다. F1963은 고려제강의 와이어 생산 공장을 탈바꿈하여 현재는 카페, 서점, 도서관, 공연, 식당, 전시 등 다양한 공간이 입점한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안의 실험적인 특성보다 상업과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공간으로서의 성향이 강하나, 지역의 맥락을 살리며 예술과 타 분야가 공생한다는 측면에서는 대안의 미래로 생각해 볼 만하다.
공간이 모여 그 자체로 거리의 정체성을 가지게 될 경우 시각예술지구가 된다. 제조업과 인쇄업 사업체들의 흔적을 품고 있는 을지로, 수제화 거리를 대표로 인쇄소와 자동차 공업사 등의 제조업 중심의 지역인 성수동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두 곳은 제조업으로 활성화된 거리가 산업구조의 변화로 쇠퇴하며 임대료가 저렴해지자, 예술가와 디자이너 등 창작하는 사람들이 유입되며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성수동의 경우 팝업과 대기업 회사들이 입점하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발생하였고, 을지로 또한 이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이주하거나 폐관하고 있다.
자본과 권위에 독립한 대가로 얻어낸 자유는 다시금 자본과 권위에 의해 입지가 흔들린다. 대안공간의 대안이 예술을 위한 실험의 장이라면 자생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 운영에 대한 실험도 필요하다. 비상업적인 대안과 상업의 특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공간의 개념은 운영자의 가치관에 따라서 비율이 달라지거나 자본에 의해 리셋되지만, 그럼에도 한 시기에 공간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변치 않으며, 대안 또는 공간의 영향을 받은 누군가는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간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김강리, 서울 내 시각예술지구 활성화를 위한 연구: 을지로를 중심으로, 서울연구원, 2024. 07
울산문화24, (https://www.ulsanculture.kr/webuser/channel/view.html?ch_id=77)
대안공간 모호주택, (https://blog.naver.com/mohohouse)
F1963, (http://www.f1963.org/ko/?c=about&s=1)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https://museum.seoul.go.kr/archive/archiveNew/NR_archiveList.do?ctgryId=CTGRY378&type=A&subCtgryId=CTGRY380)
구경하, 을지로의 시간은 다르게 쌓인다, KBS 뉴스, 2019. 05. 1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4203835&utm_source=chatgpt.com)
한솔, 조민지, ‘성수동의 변신’ 공장 지대에서 예술과 문화가 넘쳐나는 거리로, 뉴스1, 2015. 03. 22
(https://www.news1.kr/local/seoul/2148249)
조강래, 구승은 “어려움도 많지만 내가 사는 울산에서 잘 해내고 싶어”, 울산저널, 2021. 10. 07
(https://m.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065604445899501)
AITHER
아이테르 / 갤러리 / 문화예술콘텐츠기획
DIRECTOR. GONG MYEONGSEONG.
ADDRESS. (48737) 21, BEONIL-RO 65BEON-GIL, DONG-GU, BUSAN, REPUBLIC OF KOREA.
PARKING : Jin Market public parking lot
4F EXHIBITION.
5F LOUNGE.
6F WAREHOUSE.
ONLINE CS. MON TO SAT 10:00-18:00.
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INSTA. @aither.kr | YOUTUBE. www.youtube.com/@AITHERART
FAX. 0504-322-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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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ion Trend ]
We look into domestic and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trends and share insights gained.
국내 및 해외학술지, 공공데이터 포털DB를 바탕으로 국내/외 미술전시 경향을 살펴보고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Title : 대안과 공간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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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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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과 젠트리피케이션은 떼어낼 수 없는 구조에 갇혀있다. 예술이 거리에 특색을 불어넣으면 자본이 침투한다. 대안공간이 자생공간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과의 상생, 예술과 타 분야의 공생, 재단 혹은 기관과의 협력 등 느슨한 확장성을 가지는 것이 전략이 될 수 있다. 확장된 대안공간은 대안을 우선으로 해야 할까, 공간을 우선으로 해야 할까? 대안이 가지고 있는 성향 자체는 자본과 권위에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사회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공간은 시장의 논리를 따른다. 두 가지 모순된 개념으로 어떻게 명맥을 이어 나갈 수 있을까.
공간의 정체성을 가진 대안 공간으로 모호주택과 비모어가 있다. 모호주택은 대구 북성로에 자리 잡고 있다. 북성로는 일제강점기 시절 대구역을 통해 일본 상인들이 유입되어 만들어진 상업 거리로, 전국에서 적산가옥과 근대의 흔적이 가장 잘 남아있는 곳이다. 지역의 맥락적 특성을 살리며 운영되는 모호주택은 전시와 클래스를 운영하며 동시에 사진과 디자인 스튜디오로도 사용되고 있다. 비모어는 울산의 폐공장을 개조하여 카페와 전시를 같이 운영하고 있다. 모호주택은 위치한 지역의 특성이 뚜렷해 그 맥락을 이어가며 대안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잘 드러났으며, 비모어는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드러나는 행보가 뚜렷해 스스로 공간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되 그 목적은 예술가와 예술을 위하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카페를 운영하며 대중이 예술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도 하고 있다.
예술과 다른 분야의 공간을 접목한 사례로는 부산의 F1963을 예시로 들 수 있다. F1963은 고려제강의 와이어 생산 공장을 탈바꿈하여 현재는 카페, 서점, 도서관, 공연, 식당, 전시 등 다양한 공간이 입점한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안의 실험적인 특성보다 상업과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공간으로서의 성향이 강하나, 지역의 맥락을 살리며 예술과 타 분야가 공생한다는 측면에서는 대안의 미래로 생각해 볼 만하다.
공간이 모여 그 자체로 거리의 정체성을 가지게 될 경우 시각예술지구가 된다. 제조업과 인쇄업 사업체들의 흔적을 품고 있는 을지로, 수제화 거리를 대표로 인쇄소와 자동차 공업사 등의 제조업 중심의 지역인 성수동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두 곳은 제조업으로 활성화된 거리가 산업구조의 변화로 쇠퇴하며 임대료가 저렴해지자, 예술가와 디자이너 등 창작하는 사람들이 유입되며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성수동의 경우 팝업과 대기업 회사들이 입점하며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발생하였고, 을지로 또한 이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이주하거나 폐관하고 있다.
자본과 권위에 독립한 대가로 얻어낸 자유는 다시금 자본과 권위에 의해 입지가 흔들린다. 대안공간의 대안이 예술을 위한 실험의 장이라면 자생하는 공간이 되기 위해 운영에 대한 실험도 필요하다. 비상업적인 대안과 상업의 특성을 가질 수밖에 없는 공간의 개념은 운영자의 가치관에 따라서 비율이 달라지거나 자본에 의해 리셋되지만, 그럼에도 한 시기에 공간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변치 않으며, 대안 또는 공간의 영향을 받은 누군가는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간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김강리, 서울 내 시각예술지구 활성화를 위한 연구: 을지로를 중심으로, 서울연구원, 2024. 07
울산문화24, (https://www.ulsanculture.kr/webuser/channel/view.html?ch_id=77)
대안공간 모호주택, (https://blog.naver.com/mohohouse)
F1963, (http://www.f1963.org/ko/?c=about&s=1)
서울생활문화자료조사
(https://museum.seoul.go.kr/archive/archiveNew/NR_archiveList.do?ctgryId=CTGRY378&type=A&subCtgryId=CTGRY380)
구경하, 을지로의 시간은 다르게 쌓인다, KBS 뉴스, 2019. 05. 1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4203835&utm_source=chatgpt.com)
한솔, 조민지, ‘성수동의 변신’ 공장 지대에서 예술과 문화가 넘쳐나는 거리로, 뉴스1, 2015. 03. 22
(https://www.news1.kr/local/seoul/2148249)
조강래, 구승은 “어려움도 많지만 내가 사는 울산에서 잘 해내고 싶어”, 울산저널, 2021. 10. 07
(https://m.usjournal.kr/news/newsview.php?ncode=1065604445899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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