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동시대성(contemporaneity)이라는 감각과 예술 기획의 태도
Keyword : 유효한 아젠다, 동시대성,
Writer: 이효선
Main text:
동시대성(contemporaneity)이라는 감각과 예술 기획의 태도
이미지 출처 : 광주 일보
최근 도시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미디어 파사드나 도심 전광판에 상영되는 미디어 아트를 떠올릴 수 있다. 광고 영상과 뒤섞여 화려한 시각 효과와 기술적 완성도로 눈길을 끄는 이들 영상물은 잠시 관객의 시선을 붙잡지만, 관객이 그 안에 담긴 메시지나 문제의식을 읽어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작가나 기획자의 의도와 맥락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상영되고, 관객은 작품의 질문이나 사유를 곱씹을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지나쳐버리기 쉽다. 결국 이는 기술적 가능성은 활용했으나 동시대성을 담은 의미 있는 기획으로 확장되지 못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경북 포항시가 북구청사에 도입한 미디어 파사드는 1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준비 과정 없이 타 지자체 사례를 모방한 결과 일반적인 홍보 영상물에 그쳐 시민 호응도가 낮다는 비판을 받았다. 건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상영 방식과 부실한 콘텐츠로 인해 사업의 효율성마저 의심받으며, 결국 기술 소비에 머무는 기획으로 전락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포항 뉴스 -위키트리
이처럼 동시대성을 다룬 예술 기획은 단순히 현재 유행하는 트렌드나 기술을 따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최근 몇 년간 VR, 인공지능, 증강 현실(AR) 등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전시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전시와 공모가 이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사용이 동시대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중요한 질문을 다루는지가 핵심이다. 기술을 사용한 작품이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거나 비판적 사고를 자극하지 못한다면, 그 기획은 결국 단순히 유행을 쫓는 데 그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서울 뉴스1
동시대성(contemporaneity)이라는 말은 예술계에서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면 선뜻 답하기가 어렵다. 큐레이터와 예술기획자에게 동시대성은 단순히 ‘지금 유행하는 것’을 빠르게 포착하는 것이 아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와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현재의 시점에서 반드시 제기되어야 하는 질문’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그것을 전시와 기획으로 풀어내는 과정일 것이다. 동시대성을 다룬다는 것은 단순히 현재의 흐름에 반응하는 것을 넘어, 그 흐름을 어떻게 해석하고 문제 제기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동시대성을 유효하게 담아낸 예술 기획은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첫째, 문제 의식의 선명함이다. 기획자는 지금 이 시대에 왜 이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를 명료하게 인식해야 한다. 단지 주목 받기 위한 화제성이나 표피적인 이슈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깊이 있는 문제 의식을 기반으로 기획이 출발해야 한다.
둘째, 관객과의 관계성이다. 동시대적 질문은 관객이 그저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사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전달될 때 더 큰 유효성을 갖는다. 전시와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관객이 자신의 경험과 삶의 조건을 통해 질문을 재구성하거나 새롭게 해석할 여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참여형 전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 자체가 관객의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셋째, 새로운 관점의 제시다. 유효한 동시대성은 단순한 고발이나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현재의 문제를 직시하면서도 그로부터 벗어나는 상상력, 기존 관점을 전복하거나 낯설게 바라보는 시각이 동반될 때 관객은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만나게 된다. 이는 결국 예술 기획이 동시대성이라는 이름 아래 소모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의미를 지니게 하는 토대가 된다.
동시대성을 담은 예술 기획이 유효한 아젠다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반드시 함께 고민해야 할 질문을 명료하게 던지고, 관객과 긴밀히 관계 맺으며, 새로운 사유의 장을 열어주는 기획적 태도가 중요하다. 기술이든 전통적 매체든 그 선택은 수단일 뿐이며, 본질은 늘 질문으로 돌아온다. 동시대성은 트렌드에 대한 민감함이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중요한 질문을 설계할 수 있는 감각과 책임감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동시대성을 다룬다는 것은 단지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대화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묻는 태도에 가깝다. 큐레이터와 예술기획자는 트렌드의 표면을 넘어서, 그 이면에 놓인 사회적·문화적 변화의 징후를 감지하고, 그것을 어떻게 전시와 기획을 통해 설계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https://www.wikitree.co.kr/articles/976083
https://www.news1.kr/photos/7232282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44802400782782277
AITHER
아이테르 / 갤러리 / 문화예술콘텐츠기획
DIRECTOR. GONG MYEONGSEONG.
ADDRESS. (48737) 21, BEONIL-RO 65BEON-GIL, DONG-GU, BUSAN, REPUBLIC OF KOREA.
PARKING : Jin Market public parking lot
4F EXHIBITION.
5F LOUNGE.
6F WAREHOUSE.
ONLINE CS. MON TO SAT 10:00-18:00.
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INSTA. @aither.kr | YOUTUBE. www.youtube.com/@AITHERART
FAX. 0504-322-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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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ion Trend ]
We look into domestic and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trends and share insights gained.
국내 및 해외학술지, 공공데이터 포털DB를 바탕으로 국내/외 미술전시 경향을 살펴보고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Title : 동시대성(contemporaneity)이라는 감각과 예술 기획의 태도
Keyword : 유효한 아젠다, 동시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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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광주 일보
최근 도시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미디어 파사드나 도심 전광판에 상영되는 미디어 아트를 떠올릴 수 있다. 광고 영상과 뒤섞여 화려한 시각 효과와 기술적 완성도로 눈길을 끄는 이들 영상물은 잠시 관객의 시선을 붙잡지만, 관객이 그 안에 담긴 메시지나 문제의식을 읽어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작가나 기획자의 의도와 맥락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상영되고, 관객은 작품의 질문이나 사유를 곱씹을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지나쳐버리기 쉽다. 결국 이는 기술적 가능성은 활용했으나 동시대성을 담은 의미 있는 기획으로 확장되지 못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경북 포항시가 북구청사에 도입한 미디어 파사드는 1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준비 과정 없이 타 지자체 사례를 모방한 결과 일반적인 홍보 영상물에 그쳐 시민 호응도가 낮다는 비판을 받았다. 건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상영 방식과 부실한 콘텐츠로 인해 사업의 효율성마저 의심받으며, 결국 기술 소비에 머무는 기획으로 전락한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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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동시대성을 다룬 예술 기획은 단순히 현재 유행하는 트렌드나 기술을 따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최근 몇 년간 VR, 인공지능, 증강 현실(AR) 등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전시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전시와 공모가 이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사용이 동시대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현재 우리가 직면한 중요한 질문을 다루는지가 핵심이다. 기술을 사용한 작품이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거나 비판적 사고를 자극하지 못한다면, 그 기획은 결국 단순히 유행을 쫓는 데 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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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성(contemporaneity)이라는 말은 예술계에서 자주 언급된다. 하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면 선뜻 답하기가 어렵다. 큐레이터와 예술기획자에게 동시대성은 단순히 ‘지금 유행하는 것’을 빠르게 포착하는 것이 아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사회와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현재의 시점에서 반드시 제기되어야 하는 질문’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그것을 전시와 기획으로 풀어내는 과정일 것이다. 동시대성을 다룬다는 것은 단순히 현재의 흐름에 반응하는 것을 넘어, 그 흐름을 어떻게 해석하고 문제 제기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동시대성을 유효하게 담아낸 예술 기획은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까?
첫째, 문제 의식의 선명함이다. 기획자는 지금 이 시대에 왜 이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를 명료하게 인식해야 한다. 단지 주목 받기 위한 화제성이나 표피적인 이슈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맥락 속에서 깊이 있는 문제 의식을 기반으로 기획이 출발해야 한다.
둘째, 관객과의 관계성이다. 동시대적 질문은 관객이 그저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사유하고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전달될 때 더 큰 유효성을 갖는다. 전시와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관객이 자신의 경험과 삶의 조건을 통해 질문을 재구성하거나 새롭게 해석할 여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참여형 전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 자체가 관객의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셋째, 새로운 관점의 제시다. 유효한 동시대성은 단순한 고발이나 재현에 머물지 않는다. 현재의 문제를 직시하면서도 그로부터 벗어나는 상상력, 기존 관점을 전복하거나 낯설게 바라보는 시각이 동반될 때 관객은 새로운 사유의 가능성을 만나게 된다. 이는 결국 예술 기획이 동시대성이라는 이름 아래 소모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의미를 지니게 하는 토대가 된다.
동시대성을 담은 예술 기획이 유효한 아젠다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반드시 함께 고민해야 할 질문을 명료하게 던지고, 관객과 긴밀히 관계 맺으며, 새로운 사유의 장을 열어주는 기획적 태도가 중요하다. 기술이든 전통적 매체든 그 선택은 수단일 뿐이며, 본질은 늘 질문으로 돌아온다. 동시대성은 트렌드에 대한 민감함이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중요한 질문을 설계할 수 있는 감각과 책임감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동시대성을 다룬다는 것은 단지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대화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묻는 태도에 가깝다. 큐레이터와 예술기획자는 트렌드의 표면을 넘어서, 그 이면에 놓인 사회적·문화적 변화의 징후를 감지하고, 그것을 어떻게 전시와 기획을 통해 설계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https://www.wikitree.co.kr/articles/976083
https://www.news1.kr/photos/7232282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4480240078278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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