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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평론[3월호] #전시평론 -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 그녀들의 희생을 기리며 -

김민정
2024-04-05
조회수 1317

Title :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 그녀들의 희생을 기리며

Keyword : #노동자 #여성인권 #희생 

Writer: 김민정


Main text: 


1. 들어가며

 지난 3월에 다녀온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은 수원 시립미술관 전시실 2,3,5 (프로젝트 룸)에서 24년 6월 9일까지 진행하는 전시로, 강용석 외 7명의 작가가 참여한 ‘2024 현대미술 기획전’이다. 위 전시는 ‘Can’t Help But Love Her’,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다.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미술관이든 박물관이든, 무언가를 관객에게 보이는 행위인 ‘전시’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는 제목이다. 우리는 대개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타이틀’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시사점과 방향성, 의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등을 파악하며, 이 전시가 어떤 내용의 전시일지 유추할 수 있다. 즉, 포괄적이면서도 핵심 메시지를 직관하는 제목이 관객을 낚아챌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필자는 위 전시를 단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전시라고 생각했으나, 모든 작품을 관람한 후엔 《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 》 만큼 이 전시의 핵심을 잘 표현한 문구가 없다고 생각했다. 훨씬 더 위대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그리고 사랑을 다루고 있는 전시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표현을 사용했을까?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전투

  여자들은 일해왔다. 과거든, 현재든. 유급이든, 무급이든. 보이는 곳에서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일해 온 여성들은 우리네 삶 속 어디에나 위치한다. 여성의 노동은 사회의 중심에서 끊임없이 기여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헌신과 노고가 정당하게 인정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부당하게 이용당하거나 합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여성 노동자들, 개인의 경제적 여건이나 사회적 배경 등 다양한 요인으로 안전과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일하게 된 여성들 등, 묵인한 채 지내 왔지 않은가?

  물론, 이 ‘사각지대의 노동 문제’는 비단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 상당수의 남성도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기는 매한가지며, 가정 내 남성의 임금만으로 생계유지의 힘듦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 발달로 인해 여성의 경제활동이 더욱 증가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이 문제에 더욱 주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상호 간의 이해와 연대가 필요하다. 바로 지금, 세상의 모든 일하는 이들(노동자)을 생각하며 그들이 일궈온 일들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위 전시는 그 중에서도 특히, 역사와 사회의 변곡점에서 일해왔던 여성 노동자들의 단상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다. 당시 여성들이 봉착했던 난관들과 사회•구조적 문제점을 다루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노동하며 삶을 영위한 흔적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일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온 정성과 힘을 다해 삶을 영위해 간다. 때로는 의지하고 위로하며, 때로는 하나로 뭉쳐 투쟁하고 승리한다.


 

“이런 그녀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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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시에 들어가며

  전시장에 들어가면, 각기 다른 표현 방식으로 '여성의 삶, 협동, 동경'과 같은 [여성]이라는 성별에 중점을 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실제로 전쟁 이후 여성이 직업을 가지게 되면서 60년 대부터 활동했다는 기사들과 그 다시 사용한 물품들을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위 전시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점은 '공간 분리'이다.

 전시장의 규모가 조금 큰 편이라 그런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한 공간에 모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요소가 방해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다. 공간의 특성을 잘 활용하여, 관객에게 혼란을 주지 않으면서도 전반적인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섹션을 구분했다. 또한, 실제로 전시장의 작품과 공간 배치도를 그림 형식으로 표현해, 작품 관람 시 용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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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전반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는 전체 사진, 1983년도 여성중앙 기사 / 사진 본인 촬영  

  


  필자가 가장 주목했던 작품은 카위타 바타나얀쿠르 (1987) 작가의 작품이다. 

카위타 바타나얀쿠르는 자신의 신체를 활용한 비디오 퍼포먼스를 제작하는 작가이다. 밝고 높은 채도의 색감으로 눈길을 사로 잡지만, 특정 행위를 반복하는 퍼포머의 모습에서 섬뜩한 인상을 풍긴다.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은 방적과 방직, 염색 등 직물산업의 공정과 노동을 신체의 움직임으로 표현한 것이다. 스스로 물레가 되어 실을 뽑아 내거나, 방직기의 셔틀이 되어 지면에 추락하기도 한다.

 이는 극한의 육체적 고통을 수반하는 작업들을 통해 후기 자본주의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아시안 여성의 노동 착취 문제를 은유한다. 육체적 고통을 유발하는 움직임과 다르게 영상의 색감은 밝고 쨍하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색감과 대비된다. 또한, 우리는 고통스럽고 열악한 근무 환경 속 들리지 않는 여성 노동자를 대변하듯 영상 속 퍼포머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계속해서 돌아가는 기계 소리만 들릴 뿐이다. 고통을 수반하는 이 퍼포먼스는 계속해서 반복되며, 도돌이표처럼 고통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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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레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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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2018)




3. 마무리를 하며

  본 전시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우리네 삶을 구성하는 일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며, 여성의 일을 향한 인식의 변화를 꾀하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바란다. 앞서, 필자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표현을 사용한 점에 대해 의문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곧 답을 찾았다. 무언가를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성질은 사람이 가지는 '사랑'의 본질적 속성이다. 지금까지의 아픔을 사랑으로 감싸고, 앞으로 발생할 미래의 아픔과 모든 일을 함께 사랑으로 이겨내야 한다. 이들은 그녀들의 아픔을 사랑으로 감쌌다. 지금까지의 아픈 과거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앞으로 최선을 다 해, 일 해 온 모든 이들을 사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의 삶을 위해 헌신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모든 이들을 애정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과거의 아픔을 돌아보고, 그 아픔을 애정으로 치유, 앞으로 미래에도 함께 연대하며 사랑하자는 희망적 메시지.

한 번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을 찾으러 가보는 건 어떨까?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사진 본인 촬영

수원시립미술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 











AITHER

아이테르 / 갤러리 / 문화예술콘텐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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