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된장국적 큐레토리얼
Keyword : 대한민국, 생존주의, 한국 현대사, 페미니즘
Writer: 곽찬
Main text: 
된장국적 큐레토리얼이라고 하겠다. 어느덧 우리는 음식을 아무것에나 붙이는 걸 멸칭으로 여기며, 된장이라는 식재료는 몹시 일상적이고 서민적인 식재료기에 퍽 매력적인 이름은 아니다. 더욱이 군대에서 미움 받는 요리다. 그러나 이 이름으로 코리안 큐레토리얼에 대한 글을 이어가고자 한다.
"Oh, your work is not very Islamic."(너의 작업은 이슬람적이지 않아.)
지난해 예술계 권력에 대해 다루면서 언급한, 2024 art power 100 1위에 선정된 후르 알 카시미는 자신의 튜터 중 한명에게 위와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평한다.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혹은 아랍인이라는 이유로 이미 고정관념의 대상이 된다. 제가 알기로는 많은 중국인 또는 일본인 학생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후르 알 카시미의 경우와 반대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 한국적인 것에 집착하곤 한다. 대표적으로 1970년대 수묵화 운동을 떠올려보자. 수묵화를 전통, 채색화를 왜색으로 구분한 것도 "한국적"인 것에 대한 집착에서 나온 것이겠다. 조각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 김이순은 한국 근대조각사를 개괄하며 이전 미술사학의 조류가 "한국의 조각사는 절단되어 있다.", "한국에는 근대조각이 없었다."며 지나치게 강한 비판을 했다고 서술한다. 그러나 한국의 근대조각사를 그토록 비판하는 것 역시 "한국적"인 조각에 대한 집착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문화계의 접근 방식은 "과거"에서 현대 한국이 계승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굴하는 흐름이었다.
한편 사회학계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접근했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많은 근대 한국 연구가 현대 한국의 문제가 어디서 기인했는지로부터 출발했다고 말한다. 즉 현대에서 과거의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한 것이다.
한국적인 것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앞서 말한 과거와 현대를 비교하고 연결하며 한국적인 것을 찾는 과정도 필요하겠다. 하지만 과거에서 조금 벗어나 지금의 모습을 철저하게 묘사하는 것도 한국적인 무엇을 포착하는 방법이 아닐까. 그래서 "된장국적 큐레토리얼"을 제안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지만 된장국은 멸칭으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이 타이틀의 배경에는 어느 래퍼의 발언이 있다. 그는 한국에서 자란 주제에 외국 힙합을 모방(재해석)하는 게 역겹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멸칭까지 성실히 성찰하고 전환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정치적인 세력들은 끝없이 존재하는 대상들을 명명하고 호명한다. 한국 남자, 한국 여자나 이십대 남자, 이십대 여자, 젊은 척 하는 40대를 한남, 한녀, 이대남과 이대녀, 영포티 등의 표현으로 재정의한다. 그 단어들은 별다른 담론을 형성하지 못하며 헤게모니를 재생산한다. 이러한 단어들, 드러난 대한민국의 모습들을 예술적 언어로 전환하고 표현하는 큐레토리얼이 필요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특정한 요소들에 주목하며 역사적인 왜곡이 발생할지도 모르고, 놓치는 담론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빨리 모든 것을 명명하고 큐레토리얼한다. 인터넷 커뮤니티만큼은 아니어도, 그들이 세상을 온통 큐레이션하고 지나가는 동안 우리는 작은 것들을 건져내야 한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서바이벌리스트 모더니티 (김홍중, 2024)
The Art World: What If…?!, Season 2, Episode 5: Hoor Al Qasimi : (https://www.schwartzmanand.com/art-posts-the-art-world/the-art-world-s2ep5-hoor-al-qasimi)
AITHER
아이테르 / 갤러리 / 문화예술콘텐츠기획
DIRECTOR. GONG MYEONGSEONG.
ADDRESS. (48737) 21, BEONIL-RO 65BEON-GIL, DONG-GU, BUSAN, REPUBLIC OF KOREA.
PARKING : Jin Market public parking lot
4F EXHIBITION.
5F LOUNGE.
6F WAREHOUSE.
ONLINE CS. MON TO SAT 10:00-18:00.
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INSTA. @aither.kr | YOUTUBE. www.youtube.com/@AITHERART
FAX. 0504-322-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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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ion Trend ]
We look into domestic and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trends and share insights gained.
국내 및 해외학술지, 공공데이터 포털DB를 바탕으로 국내/외 미술전시 경향을 살펴보고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Title : 된장국적 큐레토리얼
Keyword : 대한민국, 생존주의, 한국 현대사, 페미니즘
Writer: 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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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국적 큐레토리얼이라고 하겠다. 어느덧 우리는 음식을 아무것에나 붙이는 걸 멸칭으로 여기며, 된장이라는 식재료는 몹시 일상적이고 서민적인 식재료기에 퍽 매력적인 이름은 아니다. 더욱이 군대에서 미움 받는 요리다. 그러나 이 이름으로 코리안 큐레토리얼에 대한 글을 이어가고자 한다.
"Oh, your work is not very Islamic."(너의 작업은 이슬람적이지 않아.)
지난해 예술계 권력에 대해 다루면서 언급한, 2024 art power 100 1위에 선정된 후르 알 카시미는 자신의 튜터 중 한명에게 위와 같은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평한다.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혹은 아랍인이라는 이유로 이미 고정관념의 대상이 된다. 제가 알기로는 많은 중국인 또는 일본인 학생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후르 알 카시미의 경우와 반대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 한국적인 것에 집착하곤 한다. 대표적으로 1970년대 수묵화 운동을 떠올려보자. 수묵화를 전통, 채색화를 왜색으로 구분한 것도 "한국적"인 것에 대한 집착에서 나온 것이겠다. 조각사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다. 김이순은 한국 근대조각사를 개괄하며 이전 미술사학의 조류가 "한국의 조각사는 절단되어 있다.", "한국에는 근대조각이 없었다."며 지나치게 강한 비판을 했다고 서술한다. 그러나 한국의 근대조각사를 그토록 비판하는 것 역시 "한국적"인 조각에 대한 집착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러한 문화계의 접근 방식은 "과거"에서 현대 한국이 계승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발굴하는 흐름이었다.
한편 사회학계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접근했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많은 근대 한국 연구가 현대 한국의 문제가 어디서 기인했는지로부터 출발했다고 말한다. 즉 현대에서 과거의 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한 것이다.
한국적인 것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앞서 말한 과거와 현대를 비교하고 연결하며 한국적인 것을 찾는 과정도 필요하겠다. 하지만 과거에서 조금 벗어나 지금의 모습을 철저하게 묘사하는 것도 한국적인 무엇을 포착하는 방법이 아닐까. 그래서 "된장국적 큐레토리얼"을 제안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했지만 된장국은 멸칭으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이 타이틀의 배경에는 어느 래퍼의 발언이 있다. 그는 한국에서 자란 주제에 외국 힙합을 모방(재해석)하는 게 역겹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멸칭까지 성실히 성찰하고 전환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정치적인 세력들은 끝없이 존재하는 대상들을 명명하고 호명한다. 한국 남자, 한국 여자나 이십대 남자, 이십대 여자, 젊은 척 하는 40대를 한남, 한녀, 이대남과 이대녀, 영포티 등의 표현으로 재정의한다. 그 단어들은 별다른 담론을 형성하지 못하며 헤게모니를 재생산한다. 이러한 단어들, 드러난 대한민국의 모습들을 예술적 언어로 전환하고 표현하는 큐레토리얼이 필요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특정한 요소들에 주목하며 역사적인 왜곡이 발생할지도 모르고, 놓치는 담론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빨리 모든 것을 명명하고 큐레토리얼한다. 인터넷 커뮤니티만큼은 아니어도, 그들이 세상을 온통 큐레이션하고 지나가는 동안 우리는 작은 것들을 건져내야 한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서바이벌리스트 모더니티 (김홍중, 2024)
The Art World: What If…?!, Season 2, Episode 5: Hoor Al Qasimi : (https://www.schwartzmanand.com/art-posts-the-art-world/the-art-world-s2ep5-hoor-al-qasimi)
AITHER
아이테르 / 갤러리 / 문화예술콘텐츠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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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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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ion Tr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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