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1997년, 노동자들의 국치일
Keyword : IMF, 노동, 보이지 않는 노동, 포스트식민주의, 동시대미술
Writer: 곽찬
Main text:
코리안 큐레토리얼과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해 이 시간까지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시는 작가분들이 계실 것이다. 아마 이런 글은 주제넘고 위험하고 심지어 미숙하지만 한번 써보려고 한다. 혹여 코리안 큐레토리얼 전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아이디어가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고, 관람하시는 관객들께 작은 흥미라도 끌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
코리안 큐레토리얼의 과정에서 우리는 서울의 재개발지, 부산의 항구, 광주의 옛 운동장을 가로지를 것이고 압축 성장과 전쟁, 식민과 분단, 민주화와 산업화를 빠르게 겪었습니다. 그 안에서 사라졌거나 무시된 서사를 큐레이션을 통해 복원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잊혀진 - 정확히는 합리화되어 사라진 서사 하나를 다시 상기하고자 한다.
외환 위기와 IMF 구제 금융에 대한 탈식민주의적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지표가 그러하다. 우리는 자살을 다루면서 IMF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오민진의 "자살공화국 명품관 그랜드오픈"과 백현진의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은 서울적인 것, 한국적인 것에 집중하며 높아진 자살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대한민국에서의 삶이 점점 각박해져감에 대해 섬세히 고찰하지만 그들은 현재와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과거를 바라보지 않는다. 하지만 높아진 자살률과 경쟁의 심화는 외환 위기 이후로 이어진다고 봐야할 것이다. 1998년 자살률은 5 상승했고 2003년 있었던 카드대란의 원인 역시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줄어든 내수를 상승시키기 위한 정부의 카드규제 완화였다.
물론 외환 위기 이전의 한국사회와 경제가 지속가능한 것이었냐 묻는다면 아니지만, 구제금융의 명목으로 가해진 폭력은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아직도 IMF의 영향 아래 허덕이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출처 :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해당 위기가 대한민국 내부에서 발생한 부족, 부패, 부실로 인함을 알고 있다. 또한 21세기로 들어오며 빠른 정보화를 이뤄내며 선진국의 반열에 진입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다. 하지만 약소국이거나 부패했다고 하여 제국주의의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듯, IMF의 조치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1997년 12월 3일, IMF와의 자금 지원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는 MBC 뉴스 앵커의 오프닝이다.
보론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이 전세계, 특히 미국을 대상으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아이러니하다. 대한민국의 양극화와 무한 경쟁 사회에는 미국과 IMF, 국제금융의 책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은 둘 모두 국제사회를 겨냥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 속 게임을 관람하는 상류층은 영어를 사용하고, 기생충에서도 영어 공부를 하고 인디언 소품이 등장한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 속 상류층의 영어 연기에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은 있지만, 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시즌 2가 나왔다. 국제 자본은 여전히 배경으로만 존재한다. 시즌 3가 등장한다, 어느덧 악역으로 한국 배우들이 등장한다. 결말, 기훈의 외동딸 가영은 미국에서 산다. 삶과 돈은 미국으로 흘러들어간다.
이 시리즈의 전개가 변하는 과정은 곧 넷플릭스가 한국 문화계에 가한 구조 조정이다.
과연 우리는 독립했는가? 시즌 2 오프닝, 공유가 맡은 "딱지남" 캐릭터에게 주인공 "성기훈"은 묻는다.
"너도 이걸로 나를 죽이면 된다. 하지만 명심해라. 너는 주인님이 시키는 대로 따르고 짖는 꼬리나 흔드는 개새끼일 뿐이다."
딱지남의 죽음으로 끝나는 해당 장면은 관객들에게 해석 불가능하게 다가온다. 성기훈의 승리지만 딱지남은 악역이 아니다. 시스템 속에서 미쳐버린 딱지남을 어떤 사람으로 해석해야 하는가. 나는 감독을 딱지남에 대입하고 싶다.
감독은 룰 밖으로 나가지 못하지만, 그 누구보다 룰을 초월하고 싶어한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최일구. (1997, 12월 3일). [IMF 협상 타결]IMF, 긴급 자금지원. MBC 뉴스. https://imnews.imbc.com/replay/1997/nwdesk/article/1771699_30717.html
백현진,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2017
오민진, "자살공화국 명품브랜드관 그랜드오픈", 2016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AITHER
아이테르 / 갤러리 / 문화예술콘텐츠기획
DIRECTOR. GONG MYEONGSEONG.
ADDRESS. (48737) 21, BEONIL-RO 65BEON-GIL, DONG-GU, BUSAN, REPUBLIC OF KOREA.
PARKING : Jin Market public parking lot
4F EXHIBITION.
5F LOUNGE.
6F WAREHOUSE.
ONLINE CS. MON TO SAT 10:00-18:00.
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INSTA. @aither.kr | YOUTUBE. www.youtube.com/@AITHERART
FAX. 0504-322-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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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ion Trend ]
We look into domestic and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trends and share insights gained.
국내 및 해외학술지, 공공데이터 포털DB를 바탕으로 국내/외 미술전시 경향을 살펴보고 얻는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Title : 1997년, 노동자들의 국치일
Keyword : IMF, 노동, 보이지 않는 노동, 포스트식민주의, 동시대미술
Writer: 곽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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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큐레토리얼과 보이지 않는 노동에 대해 이 시간까지도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시는 작가분들이 계실 것이다. 아마 이런 글은 주제넘고 위험하고 심지어 미숙하지만 한번 써보려고 한다. 혹여 코리안 큐레토리얼 전시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아이디어가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고, 관람하시는 관객들께 작은 흥미라도 끌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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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큐레토리얼의 과정에서 우리는 서울의 재개발지, 부산의 항구, 광주의 옛 운동장을 가로지를 것이고 압축 성장과 전쟁, 식민과 분단, 민주화와 산업화를 빠르게 겪었습니다. 그 안에서 사라졌거나 무시된 서사를 큐레이션을 통해 복원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잊혀진 - 정확히는 합리화되어 사라진 서사 하나를 다시 상기하고자 한다.
외환 위기와 IMF 구제 금융에 대한 탈식민주의적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지표가 그러하다. 우리는 자살을 다루면서 IMF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오민진의 "자살공화국 명품관 그랜드오픈"과 백현진의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은 서울적인 것, 한국적인 것에 집중하며 높아진 자살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대한민국에서의 삶이 점점 각박해져감에 대해 섬세히 고찰하지만 그들은 현재와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과거를 바라보지 않는다. 하지만 높아진 자살률과 경쟁의 심화는 외환 위기 이후로 이어진다고 봐야할 것이다. 1998년 자살률은 5 상승했고 2003년 있었던 카드대란의 원인 역시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줄어든 내수를 상승시키기 위한 정부의 카드규제 완화였다.
물론 외환 위기 이전의 한국사회와 경제가 지속가능한 것이었냐 묻는다면 아니지만, 구제금융의 명목으로 가해진 폭력은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아직도 IMF의 영향 아래 허덕이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출처 :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해당 위기가 대한민국 내부에서 발생한 부족, 부패, 부실로 인함을 알고 있다. 또한 21세기로 들어오며 빠른 정보화를 이뤄내며 선진국의 반열에 진입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다. 하지만 약소국이거나 부패했다고 하여 제국주의의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듯, IMF의 조치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1997년 12월 3일, IMF와의 자금 지원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는 MBC 뉴스 앵커의 오프닝이다.
보론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이 전세계, 특히 미국을 대상으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아이러니하다. 대한민국의 양극화와 무한 경쟁 사회에는 미국과 IMF, 국제금융의 책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은 둘 모두 국제사회를 겨냥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 속 게임을 관람하는 상류층은 영어를 사용하고, 기생충에서도 영어 공부를 하고 인디언 소품이 등장한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 속 상류층의 영어 연기에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은 있지만, 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시즌 2가 나왔다. 국제 자본은 여전히 배경으로만 존재한다. 시즌 3가 등장한다, 어느덧 악역으로 한국 배우들이 등장한다. 결말, 기훈의 외동딸 가영은 미국에서 산다. 삶과 돈은 미국으로 흘러들어간다.
이 시리즈의 전개가 변하는 과정은 곧 넷플릭스가 한국 문화계에 가한 구조 조정이다.
과연 우리는 독립했는가? 시즌 2 오프닝, 공유가 맡은 "딱지남" 캐릭터에게 주인공 "성기훈"은 묻는다.
"너도 이걸로 나를 죽이면 된다. 하지만 명심해라. 너는 주인님이 시키는 대로 따르고 짖는 꼬리나 흔드는 개새끼일 뿐이다."
딱지남의 죽음으로 끝나는 해당 장면은 관객들에게 해석 불가능하게 다가온다. 성기훈의 승리지만 딱지남은 악역이 아니다. 시스템 속에서 미쳐버린 딱지남을 어떤 사람으로 해석해야 하는가. 나는 감독을 딱지남에 대입하고 싶다.
감독은 룰 밖으로 나가지 못하지만, 그 누구보다 룰을 초월하고 싶어한다.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최일구. (1997, 12월 3일). [IMF 협상 타결]IMF, 긴급 자금지원. MBC 뉴스. https://imnews.imbc.com/replay/1997/nwdesk/article/1771699_30717.html
백현진,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2017
오민진, "자살공화국 명품브랜드관 그랜드오픈", 2016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AI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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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CT.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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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ration Tr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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