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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평론[2월호] - 당신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

김민선
2024-02-06
조회수 2255


Title : 당신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Keyword : #경남도립미술관 #무수히안녕 #전시회 #믿음 #숭배

Writer: 김민선


Main text: 


  경남도립미술관에서 23년 11월 24일부터 24년 2월 25일까지 <<무수히 안녕>> 이라는 주제의 기획 전시를 하고 있다. 1)해당 미술관에 따르면, <<무수히 안녕>> 은 누군가의 ‘안녕(安寧)’을 바라는 ‘염원(念願)’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이면서 동시에 더없이 원초적인 마음과 행위를 주목하는 전시라고 언급한다. 일상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안녕을 전하고 기원할까? 생일에 케이크를 불기 전 두 눈을 꼭 감으며 두 손을 마주 잡고 마음속으로 독백하는 행위처럼, 친숙한 염원적인 행위로 나와 주변의 안녕을 기원한다. 기독교, 불교, 천주교, 무교 등 종교의 종류를 불문하고, 친숙한 염원은 우리의 일상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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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선 (필자의 사진)

 

 어쩌면, 이러한 행위가 인간이 살면서 하는 행위 중 가장 진실하고 솔직한 마음이 행위로써 표현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완전할 수 없기에 오래전부터 현세와 내세의 평안을 기도했다. 현재에서는 어떤가. 이런 행위들을 미신 정도로 치부하며 가볍게 여기고, 어쩔 땐 조롱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작은 믿음들이 이대로 감춰지고 수면 아래로 잊혀 가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에 대한 고찰을 해볼 수 있도록 하는 전시회이다.

 

  필자는 종교가 없는 무교인으로, 이 전시를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할지, 그리고 각자의 신을 믿는 이들이 만든 작품들을 과연 필자가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먼저 들었다. 무교인인 필자가 설령 그들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신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부정되는 것도 아니기에 신의 존재를 믿는 그들을 받아들이고 세상을 보는 시선의 폭을 넓힌다는 마음으로 전시 관람에 임했다. 해당 전시를 다 보고 나왔을 때, 전시회장의 작품들을 모두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내 마음에 와닿는 것들도 가득했다. 하지만, 신의 존재를 믿기가 쉽지 않은 관람객이 이 전시를 본다면, 작품들이 그저 지루하고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허무맹랑함만이 남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무수히 안녕>> 전시는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 또는 신의 존재를 믿기는 힘들지만, 그들을 알고 싶은 사람들, 누군가의 안녕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라면 해당 전시를 보는 걸 추천한다.

 

  <<무수히 안녕>> 은 6명이 동시대 예술가들과 2명의 전통 공예 장인들이 참여한 전시인데, 그중 제 1관의 '맞이'라는 타이틀의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조현택’ 예술가님의 작품이 사회에서 생각해 볼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으로 다가왔다. 조현택 님의 작품은 대부분은 파노라마 형식으로 된 가로로 길쭉한 사진 형태이다. 상품과 결합한 다양한 토템 들을 보여주는데, 예를 들어 돌로 만들어진 석상, 불상, 성모상, 서양 종교의 상품들 등 여러 종교의 상들이 공터 같은 곳에 모여져 있는 사진이다. 조현택 님은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에 관심을 가지며, 파편처럼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는 한국 정신을 탐구하는 예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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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선 (필자의 사진)


  특히 위 사진 작품은 한국적 기이함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숭배의 대상인 석상들이 그저 상품화되어 한 곳에 모여진 모습을 촬영한 작품인데, 숭고한 믿음이 이어진 숭배의 석상들이 그저 팔리기 위해 줄 지어진 해당 사진은 이질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급속도로 성장한 한국의 자본주의적 사회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숭고한 믿음을 갖는 사람들, 그리고 이를 표적으로 그 믿음에 진정으로 공감하기보다 그저 똑같은 석상을 찍어내 최대한의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모습은 어쩌면 당연하며, 자본주의적 요소가 한국을 발전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음이 실상임은 맞다. 어떤 것에도 양면성이 있듯,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파노라마 사진으로 다가왔다.


  해당 전시를 본 지금도 추상적인 믿음과 숭배를 모두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그들의 행위가 절대로 부정되고, 부정으로 인해 점차 사라져 가는 건 우리의 다양성이 사라지는 일로도 직결된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인간은 죽을 때까지, 어쩌면 이 지구에서 존재하지 못할 때 까지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져지지 않고, 보이지 않은 누군가의 안녕 어린 마음이 사회에 전해져 서로에게 기꺼이 안녕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안녕’이라는 행위는 제 할 일을 한 것이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서로를 보듬고, 위해주고, 가끔은 진정성 있는 안녕을 기원할 수 있는, 깨끗한 염원을 가진 사람들로 가득 찬 사회가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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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남도립미술관, “현재전시”, 경남도립미술관, https://www.gyeongnam.go.kr/gam/index.gyeong?menuCd=DOM_000003401001000000&pageIndex=1&exhibitKey=1517


참조 및 출처 표기(References and Sources):

- 경남도립미술관, “현재전시”, 경남도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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