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매체의 전이 : 캔버스에서 현악기로 [Angela Heo 작가]

안젤라 허
202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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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는 작가에게 가장 여성적인 이미지를 상징하는 자연물이다.

유려하게 흐르는 곡선과 비정형적 형태는 여성의 신체성과 감정의 결을 연상시키며, 

이는 작가의 회화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탐구되어 온 핵심 조형 요소이다.

작가는 아이리스의 곡선을 통해 부드러움과 강인함이 공존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구축한다.


작가는 이 여성적 형상 위에 바이올린의 곡선을 중첩시킨다.

꽃의 곡선과 악기의 곡면이 겹쳐지는 지점에서 자연과 몸, 형태와 감정은 하나의 이미지로 포개지며, 

여성성은 평면적 재현을 넘어 보다 입체적인 조형 언어로 확장된다.


작업 과정에서 작가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화면에 색의 레이어를 쌓아왔다.

특히 여러 성부가 반복과 변주를 통해 구조를 이루는 푸가 형식은, 색을 겹겹이 쌓아 감정을 조직해온 자신의 작업 방식과 닮아 있다.

 작가는 이러한 음악적 구조를 통해 감정을 단번에 표출하기보다, 시간과 층위를 두고 축적해 나가는 방식을 지속해왔다.


캔버스에서 현악기로 매체를 전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에는 

작가가 취미로 오래도록 바이올린을 배우며 경험한 감각이 작용했다.

현을 긋는 순간 울림은 악기 내부의 공간을 지나 신체로 전달되었고, 

작가는 이를 통해 감정 또한 ‘형태’뿐 아니라 ‘진동’과 ‘울림’의 층위로 존재할 수 있음을 체감했다. 

이러한 경험은 회화에서 쌓아온 색의 레이어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작업을 새로운 매체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에게 현악기는 연주 도구이기 이전에 곡선과 구조, 그리고 울림의 잠재성을 품은 조형 오브제이다.

이 매체 전환은 여성적 형상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면서, 

감정의 층위를 형태와 음악적 구조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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