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nplace ≪비장소≫
백재헌 개인전
25.9.16.~25.9.25. 10:00 ~18:00(KST)
아이테르 범일가옥, 부산 동구 범일로 65번길 21
AITHER (Beomil House, 凡一家屋)
회화는 더 이상 새로울 수 없다는 전제를 안고 있다. 백재헌의 회화는 그 한계를 돌파하려는 몸부림을 통해 다시금 새로움의 감각을 일으킨다. 결국 캔버스를 찢고 나오는 듯한 작가의 야수성을 감각할 수 있는 자리이며, 머물지만 머물 수 없는 공간, 끝내 부재로 귀결되는 ‘비장소’의 풍경을 강렬히 제시한다.
이번 전시는 인류학자 마르크 오제가 제시한 ‘비장소’ 개념을 출발점으로, 사회적 차원의 비장소와 개인적 내면의 비장소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작가는 공항, 지하철역처럼 머물 수 없는 공간을, 자신의 기억과 감정이 파편화된 심리적 구조와 겹쳐 해석한다.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도시와 방, 기억의 잔상들이 겹겹이 쌓여 낯선 거주로 드러난다. 작업은 첫 전시 〈Blind City - Address Unknown〉에서 시작해, 〈Landing〉, 〈Cityscape〉, 〈Stadtspaziergang〉을 거쳐 ‘부재와 익명성의 장소’라는 결론에 이른다. Address Unknown 시리즈는 도시가 개인을 수용하지도 배제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경계 위를 떠도는 존재감을 보여주며, 반복되는 붓질과 흔적 속에서 기억의 무늬와 삶의 흔적을 추상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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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비평 : 머물 수 없는 장소, 회화의 귀환
1.
백재헌은 동시대 회화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끌어안고 서 있는 작가다. 그는 회화가 이미 ‘소진된 매체’라는 말로 평가되는 시대에 태어나 작업을 시작했다. 따라서 처음 붓을 들었을 때부터 이미 “회화는 더 이상 새로울 수 없다”는 냉엄한 전제가 주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 회화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삶과 사유를 매개하는 필연적인 언어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 매체를 포기하거나 대체하는 길 대신, 오히려 그 내부에서 몸부림치며 다시금 회화적 감각을 되찾는 여정을 선택했다.
작가의 태도는 소극적 회피가 아니라 적극적 돌파다. 그의 화면에는 반복과 파괴, 중첩과 분열이 끊임없이 교차한다. 이는 단순한 실험적 기법이 아니라, 작가가 회화를 통해 자기 존재와 세계의 관계를 정립하려는 치열한 투쟁의 흔적이다. 그는 화면 위에서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하고, 다시 무너뜨리며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의 층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과정은 관객에게 단순한 미적 쾌감이 아니라, 존재론적 긴장을 체험하게 한다.
백재헌은 또한 도시와 사회, 개인의 심리를 동시에 다루는 복합적 시선을 지닌다. 그는 특정한 장소에 고착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부유하는 시선’으로, 사회적 구조 속에서 익명화된 개인의 위치를 드러낸다. 그의 작업은 도시의 표면적 풍경을 넘어서, 그 속에 스며든 불안과 결핍, 부재의 감각을 호출한다. 동시에 개인의 내면적 풍경을 중첩시켜 사회적 장치와 심리적 기억이 어떻게 얽히는지를 탐구한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자서전적 고백이나 도시 스케치에 그치지 않는다. 작가에게 회화는 언제나 ‘경계의 장치’로 기능한다. 현실과 환상, 사회와 개인, 익명성과 정체성의 경계에 서서, 그 모호한 틈새를 가시화한다. 결국 백재헌은 자신을 ‘비장소’를 살아내는 존재로 규정하고, 이를 회화적 언어로 번역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의 주인공은 단순히 한 개인 작가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몸부림은 동시대의 모든 회화적 주체가 맞닥뜨린 공통의 문제를 상징한다. “회화는 여전히 가능할까?”라는 질문은 곧 “오늘날 우리는 어디에 존재하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백재헌은 그 질문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가장 날것의 형태로 드러내며 관객을 그 여정 속으로 초대한다.
2.
현대미술에서 회화는 종종 ‘종언’을 선고받아 왔다. 사진과 영화, 디지털 이미지가 등장한 이후 회화는 재현의 독점적 위치를 잃었고, 개념미술과 설치, 미디어 아트가 확장되면서 회화는 뒤처진 매체로 취급되기도 했다. “회화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선언은 단순한 평론가의 언명이 아니라, 많은 작가들이 실제로 마주한 위기의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가능성’의 담론은 역설적으로 회화의 가능성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바로 그 불가능함을 뚫고 나가야 할 필요 때문이다. 백재헌 역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는 단순히 매체의 위기를 탄식하지 않고, “그렇다면 이 상황 속에서 회화는 어떻게 다시 살아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이는 기술적 혁신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론적 물음이다. 회화가 단순히 새로운 양식을 창출하는 차원을 넘어서, 인간의 기억과 경험, 사회적 구조와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지의 문제다.
여기서 작가의 필요는 단순히 새로운 스타일을 찾는 것이 아니다. 그는 회화를 통해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를 시각화해야 한다는 사명을 느낀다. 사회가 요구하는 정체성과 개인이 느끼는 파편화된 자아, 도시가 제공하는 익명성과 개인적 기억의 충돌, 그리고 머물 수 없는 장소에서의 불안정한 존재감을 회화로 담아내려 한다. 다시 말해, 회화는 단순한 형식 실험이 아니라 ‘존재 증명’의 수단이 된다.
이러한 필요는 작가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비장소’ 속을 떠돈다. 공항, 지하철역, 쇼핑몰과 같은 현대적 공간에서 우리는 누구도 아닌 익명의 사용자가 된다. 머물 수도, 소속될 수도 없는 상태에서 사람들은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경험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이런 비장소적 체험은 점차 일상의 구조로 확장되며, 인간의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이 문제를 예술적으로 다루는 것은 사회 전체의 필요이기도 하다.
결국 작가에게 주어진 필요는 명확하다. 회화의 소진된 전제 속에서 새로운 감각을 열어내야 한다. 그 감각은 단순히 ‘새로운 양식’이 아니라, 존재와 부재, 익명성과 정체성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다. 백재헌은 이 필요를 감각적·시각적 언어로 구현하며, 관객에게도 동일한 체험을 요청한다.
3.
작가 백재헌의 여정은 인류학자 마르크 오제가 제시한 개념, ‘비장소(non-place)’에서 출발한다. 오제는 근대 이후 가속화된 도시화와 세계화 속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새로운 유형의 공간을 ‘비장소’라고 정의했다. 공항, 고속도로, 쇼핑몰, 지하철역 등은 그 대표적 사례다. 이곳은 누구나 스쳐 지나가지만 누구도 머무르지 않는 장소, 개인의 역사나 정체성이 남지 않는 장소다. 인간은 이 공간에서 익명적 존재로 전환되며, 단순히 소비자 혹은 사용자로만 기능한다.
백재헌은 이 ‘비장소’를 단순한 사회학적 정의로만 다루지 않는다. 그는 그 속에서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과 심리적 결핍을 발견한다. 즉, 비장소는 단순히 도시화의 부산물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 속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현장이 된다. 작가는 이 개념을 회화의 언어로 옮겨오며, 사회적 차원의 ‘머물 수 없는 장소’와 개인적 내면의 ‘머물 수 없는 기억’을 중첩시킨다.
출발점에서 작가는 자신이 속해 있는 도시 부산을 비롯해, 다양한 도시적 경험을 기반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지하철역의 반복된 기둥, 공항의 환승 구역, 아파트 단지의 획일적 구조물은 그의 캔버스 속에서 추상화된 선과 면, 파편적 색채로 변환된다. 동시에 작가 개인의 기억 속 방, 골목, 익명의 풍경들이 겹쳐지며, 화면은 어느 특정한 장소를 가리키지 않으면서도 익숙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은 특정성을 잃은 풍경 속에서 스스로의 기억과 경험을 투사하게 된다.
출발은 단순히 주제를 선택하는 차원이 아니다. 이는 곧 작가의 방법론적 선언이다. 그는 회화를 단순한 시각적 재현 수단이 아니라,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를 드러내는 실험 장치로 활용한다. 익명성과 부재, 파편화와 중첩이라는 키워드는 앞으로 이어질 여정의 방향을 예고한다. 결국 이 출발은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비장소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가?”
4.
탐색의 단계에서 백재헌은 도시의 풍경과 개인의 내면을 겹쳐내며 작업을 전개한다. 그의 화면에는 단순한 도시 풍경화가 없다. 대신 도시의 구조와 개인적 기억이 서로 스며들어 추상적 구조물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겹겹이 쌓인 붓질은 고층 건물의 반복된 창문처럼 보이기도 하고, 동시에 개인의 기억 속 흔적처럼 흐릿하게 남는다.
도시는 인간의 정체성을 규정하면서도 동시에 익명화한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서로를 스쳐 지나가지만, 그 누구도 서로의 이야기를 알지 못한다. 지하철역의 계단, 고속도로의 교차로, 공항의 대합실은 모두 일시적 만남과 빠른 이별만을 허락한다. 작가는 이러한 도시적 구조를 화면 위에서 반복과 중첩의 붓질로 재현한다. 캔버스는 하나의 ‘심리적 지도’가 되어, 익명성과 부재가 층위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그의 탐색은 단순히 도시적 표면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개인적 기억과 감정을 도시 풍경에 덧씌운다. 낯선 방의 벽, 어린 시절의 좁은 골목, 기억 속 이름 없는 공간들이 도시의 구조와 겹쳐지면서, 화면은 현실과 기억, 사회와 개인이 교차하는 장이 된다. 그 결과, 작품 속 풍경은 특정하지 않지만 동시에 낯설지 않다. 관객은 그 풍경 속에서 자기 자신의 기억을 발견하거나, 잠시 잊었던 감정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이 탐색은 결국 ‘경계’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익숙하지만 낯선, 구체적이지만 추상적인, 머물 수 있지만 머물 수 없는 공간이 화면 속에서 교차한다. 이는 단순히 회화적 실험이 아니라, 오늘날 인간 존재가 처한 조건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백재헌은 회화를 통해 “도시는 우리를 어떻게 익명화하는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5.
탐색의 과정을 거치며 작가는 점차 ‘비장소’의 본질적 시련에 맞닥뜨린다. 그것은 바로 부재(absence)와 익명성(anonymity)이다. 이를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이 바로 Address Unknown 시리즈다.
이 시리즈에서 도시 풍경은 특정한 장소성을 완전히 잃는다. 건물의 윤곽, 창문, 길의 패턴은 반복적 붓질 속에서 흐려지고, 어디인지 모를 추상적 구조로 남는다. 제목 그대로, 이곳은 주소 없는 도시다. 누구의 집도 아니고, 누구의 역사도 새겨지지 않은 공간이다. 관객은 작품 앞에서 ‘어디인가 본 것 같지만 끝내 알 수 없는 풍경’을 마주한다. 이는 곧 오늘날 도시적 삶에서 경험하는 낯섦과 동일하다.
시련의 핵심은 바로 이 ‘부재’다. 인간은 장소에 소속되며 정체성을 확인한다. 그러나 주소 없는 도시 속에서 개인은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다. 작가는 이 상태를 화면 위에서 반복된 붓질과 흔적으로 표현한다. 붓질은 무언가를 새기려는 시도이지만, 동시에 그것을 지우고 흐리게 만든다. 남겨진 것은 불완전한 흔적, 즉 ‘부재의 흔적’이다.
관객은 작품 앞에서 시각적 쾌감보다는 정체성의 불안정성을 체험한다. Address Unknown 시리즈는 도시가 개인을 수용하지도, 배제하지도 않는 상태를 보여준다. 개인은 경계 위를 떠도는 존재로 남는다. 이 체험은 단순히 도시적 풍경의 묘사가 아니라, 오늘날 인간 존재의 조건을 드러내는 시련이다.
6.
시련을 통과한 뒤, 작가는 여러 연작을 통해 비장소의 본질을 점차 드러낸다. Blind City - Address Unknown에서 시작된 여정은 Landing, Cityscape, Stadtspaziergang으로 이어진다. 각각의 연작은 도시와 인간 존재의 관계를 다른 차원에서 탐구한다.
〈Blind City〉에서는 도시가 시각적 정보로 가득 차 있지만,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를 드러낸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맹목적 반복 속에서 낯설게 다가온다. 〈Landing〉에서는 공항이라는 전형적 비장소가 탐구된다. 착륙과 동시에 출발을 예고하는 장소에서, 인간은 도착했지만 정착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존재로 그려진다. 〈Cityscape〉에서는 도시 풍경이 완전히 추상화되어, 건축적 구조와 기억의 흔적이 뒤섞인 심리적 지도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Stadtspaziergang〉(도시 산책)은 도시를 거니는 행위를 통해 익명성과 부재를 직접 경험하는 과정을 제시한다.
이 일련의 작업들은 결국 하나의 결론에 이른다. 비장소는 부재와 익명성의 장소다. 그러나 이 부재와 익명성은 단순히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회화적 가능성을 여는 조건이 된다. 작가는 도시의 풍경을 기록하면서도, 그 속에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덧입히며, 회화를 존재론적 탐구의 장으로 확장한다.
7.
여정을 마친 작가는 다시 회화의 문제로 귀환한다. 그는 처음 출발할 때 마주했던 질문, “회화는 더 이상 새로울 수 없는가?”라는 문제 앞에 다시 선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답을 내놓는다. 회화는 여전히 가능하다. 그것은 새로운 스타일을 창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부재와 익명성, 경계와 불안정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가능하다.
그의 화면은 더 이상 단순한 풍경의 재현이 아니다. 반복된 붓질, 찢어지는 듯한 색채, 중첩된 흔적들은 모두 회화가 가진 물질성과 시간성을 드러낸다. 관객은 화면 속에서 단순히 이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몸부림, 회화 자체의 저항을 감각한다. 이는 마치 캔버스가 찢고 나오는 듯한 야수성을 경험하는 자리다.
귀환은 단순히 순환의 끝이 아니라, 변형을 준비하는 지점이다. 작가는 회화를 통해 다시금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 동시에 관객은 작품을 통해 자신이 살아가는 ‘비장소적 조건’을 자각한다. 이는 회화가 단순한 예술적 형식이 아니라, 동시대적 삶의 조건을 드러내는 언어임을 입증한다.
8.
마지막 단계에서 우리는 변형을 목격한다. ‘비장소’라는 사회학적 개념은 작가의 손을 거쳐 회화적 언어로 변환된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도시적 풍경을 기록하는 차원을 넘어, 오늘날 인간 존재의 조건을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백재헌의 작업은 결국 회화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단, 그 유효성은 새로운 양식이나 혁신적 기법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부재, 익명성, 경계의 체험을 드러내는 방식에서 회화는 새롭게 살아난다. 이는 동시대 회화가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변형은 관객에게도 일어난다. 작품을 마주한 관객은 ‘머물 수 없는 공간’을 통해 자기 자신의 내면적 비장소를 자각하게 된다. 익명성과 부재의 경험은 단순히 도시적 조건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심리적 구조로 확장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가의 개인전이 아니라, 오늘날 모든 현대인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결국 백재헌의 회화는 다시금 새로움의 감각을 일으킨다. 그것은 형식적 혁신의 새로움이 아니라, 존재론적 체험의 새로움이다. 비장소는 결핍의 장소가 아니라, 회화가 다시 태어나는 장소다. 이는 회화와 인간, 그리고 사회가 서로 변형되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자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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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협회 아이테르 [ AITHER ] 부산전시관
아이테르 AITHER
부산 갤러리/전시관
- 문화예술기획업
주소: (48737) 부산광역시 동구 범일로 65번길 21
주차: 진시장 공영주차장
서비스 운영시간: 월-토 10:00~18:00
연락처: 051-977-5272 | sck02145@naver.com | https://aith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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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aith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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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안내]
4층, 전시 공간
5층, 라운지
6층,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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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place ≪비장소≫
백재헌 개인전
25.9.16.~25.9.25. 10:00 ~18:00(KST)
아이테르 범일가옥, 부산 동구 범일로 65번길 21
AITHER (Beomil House, 凡一家屋)
회화는 더 이상 새로울 수 없다는 전제를 안고 있다. 백재헌의 회화는 그 한계를 돌파하려는 몸부림을 통해 다시금 새로움의 감각을 일으킨다. 결국 캔버스를 찢고 나오는 듯한 작가의 야수성을 감각할 수 있는 자리이며, 머물지만 머물 수 없는 공간, 끝내 부재로 귀결되는 ‘비장소’의 풍경을 강렬히 제시한다.
이번 전시는 인류학자 마르크 오제가 제시한 ‘비장소’ 개념을 출발점으로, 사회적 차원의 비장소와 개인적 내면의 비장소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작가는 공항, 지하철역처럼 머물 수 없는 공간을, 자신의 기억과 감정이 파편화된 심리적 구조와 겹쳐 해석한다.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도시와 방, 기억의 잔상들이 겹겹이 쌓여 낯선 거주로 드러난다. 작업은 첫 전시 〈Blind City - Address Unknown〉에서 시작해, 〈Landing〉, 〈Cityscape〉, 〈Stadtspaziergang〉을 거쳐 ‘부재와 익명성의 장소’라는 결론에 이른다. Address Unknown 시리즈는 도시가 개인을 수용하지도 배제하지도 않는 상태에서 경계 위를 떠도는 존재감을 보여주며, 반복되는 붓질과 흔적 속에서 기억의 무늬와 삶의 흔적을 추상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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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비평 : 머물 수 없는 장소, 회화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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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헌은 동시대 회화의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끌어안고 서 있는 작가다. 그는 회화가 이미 ‘소진된 매체’라는 말로 평가되는 시대에 태어나 작업을 시작했다. 따라서 처음 붓을 들었을 때부터 이미 “회화는 더 이상 새로울 수 없다”는 냉엄한 전제가 주어져 있었다. 그러나 그에게 회화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삶과 사유를 매개하는 필연적인 언어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 매체를 포기하거나 대체하는 길 대신, 오히려 그 내부에서 몸부림치며 다시금 회화적 감각을 되찾는 여정을 선택했다.
작가의 태도는 소극적 회피가 아니라 적극적 돌파다. 그의 화면에는 반복과 파괴, 중첩과 분열이 끊임없이 교차한다. 이는 단순한 실험적 기법이 아니라, 작가가 회화를 통해 자기 존재와 세계의 관계를 정립하려는 치열한 투쟁의 흔적이다. 그는 화면 위에서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하고, 다시 무너뜨리며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의 층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과정은 관객에게 단순한 미적 쾌감이 아니라, 존재론적 긴장을 체험하게 한다.
백재헌은 또한 도시와 사회, 개인의 심리를 동시에 다루는 복합적 시선을 지닌다. 그는 특정한 장소에 고착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부유하는 시선’으로, 사회적 구조 속에서 익명화된 개인의 위치를 드러낸다. 그의 작업은 도시의 표면적 풍경을 넘어서, 그 속에 스며든 불안과 결핍, 부재의 감각을 호출한다. 동시에 개인의 내면적 풍경을 중첩시켜 사회적 장치와 심리적 기억이 어떻게 얽히는지를 탐구한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자서전적 고백이나 도시 스케치에 그치지 않는다. 작가에게 회화는 언제나 ‘경계의 장치’로 기능한다. 현실과 환상, 사회와 개인, 익명성과 정체성의 경계에 서서, 그 모호한 틈새를 가시화한다. 결국 백재헌은 자신을 ‘비장소’를 살아내는 존재로 규정하고, 이를 회화적 언어로 번역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의 주인공은 단순히 한 개인 작가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몸부림은 동시대의 모든 회화적 주체가 맞닥뜨린 공통의 문제를 상징한다. “회화는 여전히 가능할까?”라는 질문은 곧 “오늘날 우리는 어디에 존재하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백재헌은 그 질문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가장 날것의 형태로 드러내며 관객을 그 여정 속으로 초대한다.
2.
현대미술에서 회화는 종종 ‘종언’을 선고받아 왔다. 사진과 영화, 디지털 이미지가 등장한 이후 회화는 재현의 독점적 위치를 잃었고, 개념미술과 설치, 미디어 아트가 확장되면서 회화는 뒤처진 매체로 취급되기도 했다. “회화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는 선언은 단순한 평론가의 언명이 아니라, 많은 작가들이 실제로 마주한 위기의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가능성’의 담론은 역설적으로 회화의 가능성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바로 그 불가능함을 뚫고 나가야 할 필요 때문이다. 백재헌 역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는 단순히 매체의 위기를 탄식하지 않고, “그렇다면 이 상황 속에서 회화는 어떻게 다시 살아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이는 기술적 혁신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론적 물음이다. 회화가 단순히 새로운 양식을 창출하는 차원을 넘어서, 인간의 기억과 경험, 사회적 구조와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지의 문제다.
여기서 작가의 필요는 단순히 새로운 스타일을 찾는 것이 아니다. 그는 회화를 통해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를 시각화해야 한다는 사명을 느낀다. 사회가 요구하는 정체성과 개인이 느끼는 파편화된 자아, 도시가 제공하는 익명성과 개인적 기억의 충돌, 그리고 머물 수 없는 장소에서의 불안정한 존재감을 회화로 담아내려 한다. 다시 말해, 회화는 단순한 형식 실험이 아니라 ‘존재 증명’의 수단이 된다.
이러한 필요는 작가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비장소’ 속을 떠돈다. 공항, 지하철역, 쇼핑몰과 같은 현대적 공간에서 우리는 누구도 아닌 익명의 사용자가 된다. 머물 수도, 소속될 수도 없는 상태에서 사람들은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경험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이런 비장소적 체험은 점차 일상의 구조로 확장되며, 인간의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이 문제를 예술적으로 다루는 것은 사회 전체의 필요이기도 하다.
결국 작가에게 주어진 필요는 명확하다. 회화의 소진된 전제 속에서 새로운 감각을 열어내야 한다. 그 감각은 단순히 ‘새로운 양식’이 아니라, 존재와 부재, 익명성과 정체성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다. 백재헌은 이 필요를 감각적·시각적 언어로 구현하며, 관객에게도 동일한 체험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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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백재헌의 여정은 인류학자 마르크 오제가 제시한 개념, ‘비장소(non-place)’에서 출발한다. 오제는 근대 이후 가속화된 도시화와 세계화 속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새로운 유형의 공간을 ‘비장소’라고 정의했다. 공항, 고속도로, 쇼핑몰, 지하철역 등은 그 대표적 사례다. 이곳은 누구나 스쳐 지나가지만 누구도 머무르지 않는 장소, 개인의 역사나 정체성이 남지 않는 장소다. 인간은 이 공간에서 익명적 존재로 전환되며, 단순히 소비자 혹은 사용자로만 기능한다.
백재헌은 이 ‘비장소’를 단순한 사회학적 정의로만 다루지 않는다. 그는 그 속에서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과 심리적 결핍을 발견한다. 즉, 비장소는 단순히 도시화의 부산물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 속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현장이 된다. 작가는 이 개념을 회화의 언어로 옮겨오며, 사회적 차원의 ‘머물 수 없는 장소’와 개인적 내면의 ‘머물 수 없는 기억’을 중첩시킨다.
출발점에서 작가는 자신이 속해 있는 도시 부산을 비롯해, 다양한 도시적 경험을 기반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지하철역의 반복된 기둥, 공항의 환승 구역, 아파트 단지의 획일적 구조물은 그의 캔버스 속에서 추상화된 선과 면, 파편적 색채로 변환된다. 동시에 작가 개인의 기억 속 방, 골목, 익명의 풍경들이 겹쳐지며, 화면은 어느 특정한 장소를 가리키지 않으면서도 익숙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이 과정을 통해 관객은 특정성을 잃은 풍경 속에서 스스로의 기억과 경험을 투사하게 된다.
출발은 단순히 주제를 선택하는 차원이 아니다. 이는 곧 작가의 방법론적 선언이다. 그는 회화를 단순한 시각적 재현 수단이 아니라,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를 드러내는 실험 장치로 활용한다. 익명성과 부재, 파편화와 중첩이라는 키워드는 앞으로 이어질 여정의 방향을 예고한다. 결국 이 출발은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비장소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가?”
4.
탐색의 단계에서 백재헌은 도시의 풍경과 개인의 내면을 겹쳐내며 작업을 전개한다. 그의 화면에는 단순한 도시 풍경화가 없다. 대신 도시의 구조와 개인적 기억이 서로 스며들어 추상적 구조물로 드러난다. 예를 들어, 겹겹이 쌓인 붓질은 고층 건물의 반복된 창문처럼 보이기도 하고, 동시에 개인의 기억 속 흔적처럼 흐릿하게 남는다.
도시는 인간의 정체성을 규정하면서도 동시에 익명화한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서로를 스쳐 지나가지만, 그 누구도 서로의 이야기를 알지 못한다. 지하철역의 계단, 고속도로의 교차로, 공항의 대합실은 모두 일시적 만남과 빠른 이별만을 허락한다. 작가는 이러한 도시적 구조를 화면 위에서 반복과 중첩의 붓질로 재현한다. 캔버스는 하나의 ‘심리적 지도’가 되어, 익명성과 부재가 층위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그의 탐색은 단순히 도시적 표면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개인적 기억과 감정을 도시 풍경에 덧씌운다. 낯선 방의 벽, 어린 시절의 좁은 골목, 기억 속 이름 없는 공간들이 도시의 구조와 겹쳐지면서, 화면은 현실과 기억, 사회와 개인이 교차하는 장이 된다. 그 결과, 작품 속 풍경은 특정하지 않지만 동시에 낯설지 않다. 관객은 그 풍경 속에서 자기 자신의 기억을 발견하거나, 잠시 잊었던 감정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이 탐색은 결국 ‘경계’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익숙하지만 낯선, 구체적이지만 추상적인, 머물 수 있지만 머물 수 없는 공간이 화면 속에서 교차한다. 이는 단순히 회화적 실험이 아니라, 오늘날 인간 존재가 처한 조건을 탐구하는 과정이다. 백재헌은 회화를 통해 “도시는 우리를 어떻게 익명화하는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5.
탐색의 과정을 거치며 작가는 점차 ‘비장소’의 본질적 시련에 맞닥뜨린다. 그것은 바로 부재(absence)와 익명성(anonymity)이다. 이를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이 바로 Address Unknown 시리즈다.
이 시리즈에서 도시 풍경은 특정한 장소성을 완전히 잃는다. 건물의 윤곽, 창문, 길의 패턴은 반복적 붓질 속에서 흐려지고, 어디인지 모를 추상적 구조로 남는다. 제목 그대로, 이곳은 주소 없는 도시다. 누구의 집도 아니고, 누구의 역사도 새겨지지 않은 공간이다. 관객은 작품 앞에서 ‘어디인가 본 것 같지만 끝내 알 수 없는 풍경’을 마주한다. 이는 곧 오늘날 도시적 삶에서 경험하는 낯섦과 동일하다.
시련의 핵심은 바로 이 ‘부재’다. 인간은 장소에 소속되며 정체성을 확인한다. 그러나 주소 없는 도시 속에서 개인은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다. 작가는 이 상태를 화면 위에서 반복된 붓질과 흔적으로 표현한다. 붓질은 무언가를 새기려는 시도이지만, 동시에 그것을 지우고 흐리게 만든다. 남겨진 것은 불완전한 흔적, 즉 ‘부재의 흔적’이다.
관객은 작품 앞에서 시각적 쾌감보다는 정체성의 불안정성을 체험한다. Address Unknown 시리즈는 도시가 개인을 수용하지도, 배제하지도 않는 상태를 보여준다. 개인은 경계 위를 떠도는 존재로 남는다. 이 체험은 단순히 도시적 풍경의 묘사가 아니라, 오늘날 인간 존재의 조건을 드러내는 시련이다.
6.
시련을 통과한 뒤, 작가는 여러 연작을 통해 비장소의 본질을 점차 드러낸다. Blind City - Address Unknown에서 시작된 여정은 Landing, Cityscape, Stadtspaziergang으로 이어진다. 각각의 연작은 도시와 인간 존재의 관계를 다른 차원에서 탐구한다.
〈Blind City〉에서는 도시가 시각적 정보로 가득 차 있지만, 결국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를 드러낸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맹목적 반복 속에서 낯설게 다가온다. 〈Landing〉에서는 공항이라는 전형적 비장소가 탐구된다. 착륙과 동시에 출발을 예고하는 장소에서, 인간은 도착했지만 정착하지 못하는 불안정한 존재로 그려진다. 〈Cityscape〉에서는 도시 풍경이 완전히 추상화되어, 건축적 구조와 기억의 흔적이 뒤섞인 심리적 지도로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Stadtspaziergang〉(도시 산책)은 도시를 거니는 행위를 통해 익명성과 부재를 직접 경험하는 과정을 제시한다.
이 일련의 작업들은 결국 하나의 결론에 이른다. 비장소는 부재와 익명성의 장소다. 그러나 이 부재와 익명성은 단순히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회화적 가능성을 여는 조건이 된다. 작가는 도시의 풍경을 기록하면서도, 그 속에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덧입히며, 회화를 존재론적 탐구의 장으로 확장한다.
7.
여정을 마친 작가는 다시 회화의 문제로 귀환한다. 그는 처음 출발할 때 마주했던 질문, “회화는 더 이상 새로울 수 없는가?”라는 문제 앞에 다시 선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답을 내놓는다. 회화는 여전히 가능하다. 그것은 새로운 스타일을 창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부재와 익명성, 경계와 불안정성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가능하다.
그의 화면은 더 이상 단순한 풍경의 재현이 아니다. 반복된 붓질, 찢어지는 듯한 색채, 중첩된 흔적들은 모두 회화가 가진 물질성과 시간성을 드러낸다. 관객은 화면 속에서 단순히 이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몸부림, 회화 자체의 저항을 감각한다. 이는 마치 캔버스가 찢고 나오는 듯한 야수성을 경험하는 자리다.
귀환은 단순히 순환의 끝이 아니라, 변형을 준비하는 지점이다. 작가는 회화를 통해 다시금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 동시에 관객은 작품을 통해 자신이 살아가는 ‘비장소적 조건’을 자각한다. 이는 회화가 단순한 예술적 형식이 아니라, 동시대적 삶의 조건을 드러내는 언어임을 입증한다.
8.
마지막 단계에서 우리는 변형을 목격한다. ‘비장소’라는 사회학적 개념은 작가의 손을 거쳐 회화적 언어로 변환된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도시적 풍경을 기록하는 차원을 넘어, 오늘날 인간 존재의 조건을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백재헌의 작업은 결국 회화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단, 그 유효성은 새로운 양식이나 혁신적 기법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부재, 익명성, 경계의 체험을 드러내는 방식에서 회화는 새롭게 살아난다. 이는 동시대 회화가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변형은 관객에게도 일어난다. 작품을 마주한 관객은 ‘머물 수 없는 공간’을 통해 자기 자신의 내면적 비장소를 자각하게 된다. 익명성과 부재의 경험은 단순히 도시적 조건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심리적 구조로 확장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가의 개인전이 아니라, 오늘날 모든 현대인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결국 백재헌의 회화는 다시금 새로움의 감각을 일으킨다. 그것은 형식적 혁신의 새로움이 아니라, 존재론적 체험의 새로움이다. 비장소는 결핍의 장소가 아니라, 회화가 다시 태어나는 장소다. 이는 회화와 인간, 그리고 사회가 서로 변형되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자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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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협회 아이테르 [ AITHER ] 부산전시관
아이테르 AI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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